기상이변과 수요 증가로 밀 옥수수 등 곡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산물발(發) 물가 상승을 의미하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애그플레이션'은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다.

15일 미 시카고 상품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밀 선물 가격은 부셸(27kg)당 6.07달러로 11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4달러대 초반에 거래되던 4월 초와 비교하면 두 달 새 40%가량 급등한 것이다.

유럽도 사정은 마찬가지.프랑스에서 거래되는 밀 선물 가격은 t당 181유로까지 상승해 1998년 밀 선물을 도입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밀 가격이 급등한 것은 주요 곡창지대에 불어닥친 기상이변 때문.미국 최대 밀 경작지인 캔자스 주는 서리가 내리는 바람에 밀 수확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최근엔 폭우 예보까지 나와 가뜩이나 늦춰지고 있는 밀 생산이 더 지연될 전망이다.

향후 1년 동안의 밀 생산량이 종전 예상치보다 593만 부셸 감소할 것이라는 미 농무부의 최근 발표도 밀 가격을 밀어올린 요인이다.

유럽은 헝가리 체코 이탈리아 등에 가뭄이 들어 밀 생산량이 줄었다.

옥수수 가격도 빠르게 상승 중이다.

시카고 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옥수수 선물 가격(1개월)도 최근 한 달간 20% 가까이 올라 부셸당 4.13달러로 뛰었다.

공급 부족으로 값이 뛴 밀과 달리 옥수수는 수요 증가가 주원인이다.

옥수수에서 뽑아낸 에탄올이 대체연료로 각광을 받으면서 옥수수를 미리 확보하려는 수요가 급증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옥수수는 밀보다 쓰임새가 무척 다양해 전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크다"고 설명했다.

옥수수로 만든 과자나 빵의 가격을 올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얘기다.

옥수수로 만든 감미료는 설탕의 대체재로 쓰인다.

코카콜라 등 각종 청량음료가 이런 '옥수수 감미료'를 사용한다.

또 옥수수를 사료로 먹는 가축들이 많기 때문에 쇠고기값은 물론 계란 우유 베이컨 등의 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