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의 포근함을 동경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타운하우스와 전원주택이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정갈한 정원에 상큼한 풀냄새,꽃향기가 집안 가득 어우러지면 하루의 피로가 싹 가신다.

그러나 이 같은 자연 혜택이 반드시 도시 외곽으로 이사를 가야만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도심 단독주택을 잘 활용하면 전원주택 이상 가는 분위기를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단독주택이 거창한 고급저택이 아니어도 된다.

간단한 외관 리모델링과 마당,옥상 등 여유공간을 조금만 손질해서 녹화하면 자연에 대한 그리움을 달랠 수 있다.

건폐율 50% 안팎의 단독주택이라면 정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대지의 20~30%는 된다.

그냥 내버려두기엔 아까운 공간이다.

정원 가꾸기의 첫 번째 요령은 정원 분위기를 정하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큰 나무로 좌·우 구도를 잡고 블루베리,라즈베리,팬지,메리골드 등 화사한 수종으로 주위를 감싸는 방법이 무난하다.

구도를 잡는 데는 태산목이나 개잎갈나무 같이 너무 크게 자라는 나무는 피하는 게 좋다.

작은 집의 정원에 나무가 너무 크면 정원이 좁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집 정원에 햇볕이 얼마만큼 드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좁은 공간에 여러 채의 단독주택이 모여있다면 그늘이 지기 십상이다.

이때는 그늘이나 습도가 높은 장소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인 월계수,동백나무,목련,회양목 등을 심는 것이 좋다.

꽃을 좋아하지만 화단 만들 장소가 마땅치 않다면 리본화단을 생각해 볼 수도 있다.

도로와의 경계를 짓는 담장 바깥쪽에 30cm 정도의 폭으로 벽돌을 쌓고 흙을 넣어 좁고 길게 만든 화단이 리본화단이다.

아이비류의 식물을 바닥에 깔고 침엽수를 일정 간격으로 심으면 높낮이 차이로 리듬감이 생겨 집 분위기가 살아난다.

옥상은 대부분 버려진 공간이다.

옥상 한쪽에 벽돌로 구획을 짓고 흙을 깔고 잔디와 키 작은 수종을 심어보자.아담한 옥상 정원이 될 수 있다.

잔디를 심을 때는 흙을 충분히 준비해 표토를 15cm쯤 덮고 퇴비와 물이끼,부엽토 등을 넣어 부드럽게 해줘야 한다.

높이 1m 이하의 키 작은 섬향나무,영산홍 등을 심어 잔디와의 키 차이를 부각시키면 입체감이 살아나 한결 눈을 즐겁게 해준다.

옥상정원은 단순히 시각적 효과만 노리는 게 아니다.

정원시공업체인 로담의 김태희 사장은 "옥상 녹화를 하면 집안 온도를 외부보다 2도 정도 낮게 유지할 수 있다"며 "요즘은 빌딩뿐 아니라 단독주택에서도 옥상정원을 꾸미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설치 방법은 우선 옥상에 흙을 깔고 그 위에 잔디를 심으면 비가 올 때에도 수분을 일정량 함유해 준다.

처마를 타고 마당으로 한꺼번에 쏟아지는 물의 양도 줄일 수 있어 일석이조다.

옥상 여유공간이 마땅치 않으면 벽면을 녹화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담쟁이덩굴로 벽을 꾸민다면 보기에도 자연스럽고 빛이 바로 콘크리트에 닿는 것을 막아 단열 효과에도 좋다.

비용은 마당 정원의 경우 전문 시공업체에 맡기면 평당 70만원 정도 잡으면 된다.

작은 연못을 만들거나 특별히 고급수종을 선택한다면 더 비싸질 수도 있다.

옥상 정원의 경우 평당 10만원가량이 더 든다.

옥상까지 나무 및 자재를 운반하는 비용이 들고 흙도 따로 사야하기 때문이다.

소나무는 최고급 정원수로 인식되는데 보통 5년생이 한 그루에 300만원 정도다.

진입공간(어프로치)은 마당 밖 대문에서 집 현관까지 이르는 길을 말한다.

화단에 신경쓰는 집 주인도 어프로치는 그냥 놔두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공간이 비좁은 데다 꾸미는 비용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싼 돈이 들지 않는 식물만을 골라 잘 조성하면 집안 분위기가 한결 달라진다.

플랜트 박스를 만들어 계절 꽃을 좌우로 심어 늘어놓는 방법도 있다.

봄엔 프리뮬러,마거리트 같은 화사한 수종이 적당하다.

현관 진입부(포치)에는 그늘을 만들어 주는 낙엽수,키 큰 소나무 등을 심는 것도 좋다.

과실수 꽃나무 등을 심으면 계절마다 다른 분위기를 낼 수 있을 것이다.

간단한 퍼걸러(덩굴식물로 만든 차양)를 만들 수도 있다.

현관 앞에 2.5m 안팍의 기둥을 세우고 염화비닐판 등으로 지붕을 씌우면 담쟁이덩굴이나 등나무가 그 위로 올라갈 수 있다.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줄 뿐 아니라 분위기를 살리는 데도 좋다.

정호진 기자 hj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