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유전물질이나 약물을 혈관 주사를 통해 뇌 보호장벽을 뚫고 직접 뇌세포에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한·미 양국 공동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양대 응용생명공학부 이상경 교수팀은 17일 뇌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단백질 조각에 뇌질환 치료물질을 붙인 뒤 혈관주사를 통해 뇌세포에 직접 전달,쥐의 뇌염을 치료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와 하버드대 프렘레타 샹카,만주 스와비 교수팀이 수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의 과학저널 '네이처' 17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뇌 보호 장벽은 뇌에만 있는 것으로 외부 물질이 혈관을 통해 뇌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줌으로써 뇌의 보호장벽 역할을 하지만 대부분이 수용성인 치매와 파킨슨병,뇌염 등 뇌 관련 질환의 치료 약물까지 막아 뇌질환 치료에 커다란 장벽으로 지적돼 왔다.

연구진은 광견병 바이러스가 뇌세포를 감염시키는 것에 착안,바이러스 단백질-RNA 복합체를 만들어 일본뇌염에 감염된 쥐의 혈관에 주사한 결과 주사를 맞은 쥐는 80% 정도가 살아남았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는 뇌질환 치료에서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알려진 혈액-뇌장벽(blood-brain barrier)을 통과하는 전달물질을 이용해 뇌질환 치료용 유전물질을 혈관에서 뇌로 직접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