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주 과정을 약간만 바꾸면 당장이라도 민간·공공공사의 비용을 지금보다 최고 20% 이상 줄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반값 아파트' 현실화도 가능하고,대형업체와 중소업체 간 상생도 어려운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

건설사업관리(CM)의 전도사로 불리는 김종훈 한미파슨스 사장(58)이 최근 '건설산업 공정 개선을 통한 공사비 절감'을 주창하고 나섰다.

CM(construction management)이란 건설사업의 기획·설계 등 초기 단계부터 시공과 준공 이후 서비스까지 모든 과정을 건축주 대신 맡아서 통합 관리해주는 건설기술용역으로 한미파슨스 같은 회사가 맡고 있다.

공사 과정에서 깐깐한 '시어머니 역할'을 하기 때문에 공사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것.

국내 건설·토목공사에 선진국형 CM을 적용할 경우 공사비 절감은 물론 품질 향상과 공사 과정 투명성 확보 등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김 사장은 주장했다.

"한국의 건설공사비가 미국 유럽 등 선진국보다 비싸면서도 공사 과정의 투명성이 떨어지는 이유는 공사 진행 과정이 복잡한 게 주요 원인입니다.

국내 건설공사는 사업주가 시공사와 일괄 도급계약을 하고,시공사는 다시 전문업체에 하도급을 주는 다단계 구조로 이뤄져있습니다."

김 사장은 "민간이나 공공 발주자(정부기관)들이 일단 CM을 도입하고,이를 통해 공정별로 전문 건설업체와 직접 계약한 다음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하는 선진국 방식의 공정 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1조2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건설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데 여기에 선진국형 CM의 일반화가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사장은 1996년 CM 전문업체인 한미파슨스를 설립한 이후 해마다 선진국의 건설산업 혁신정책과 사례 등에 관한 책자를 발간해오고 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