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적 미감도 담겨져 있구요.
그동안 모은 장신구가 1만여점은 될 겁니다."
서울 인사동 보나장신구박물관에서 '옛 여인의 솜씨-자수전'(7월29일까지)을 열고 있는 김명희 관장(59)은 "장신구를 모으는 작업은 일상에서 버려지거나 소외된 것의 재생"이라며 "흩어져 있던 장신구들이 한 곳에 모이면 새로운 가치를 갖게 되고 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준다"고 말했다.
보나장신구박물관은 김 관장이 지난해 2월 국내 처음으로 개관한 장신구 전문 전시문화공간.고려후기 및 조선시대의 노리개를 비롯해 자수 보자기 목기류 단추 유리구슬 보자기 등 화려한 장신구들이 3개층 전시실에 꽉 들어 차 있다.
"고등학교 시절 어머니를 따라 동대문 금은방에 갔을 때 결혼 패물,반닫이 같은 공예품이 눈길을 붙잡더라구요.
그때부터 취미로 장신구를 모으기 시작했지요.
1970년대 초 결혼하고부터 본격적으로 컬렉션을 시작한 지 30여년 동안 1만여점을 모았습니다.
수집품이 많아지니까 이걸로 박물관을 해야겠다고 자연스럽게 결심하게 되더군요.
집에 쌓아 놓고 혼자만 보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지난해 5월 개관 기념전 '조선여인의 장신구전'과 10월 '조선여인의 노리개전'에 이어 세번째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소장품 중 자수 작품만 300점을 골라서 보여주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자수 공예품은 하나같이 밝고 경쾌한 것이 특징이다.
오방색으로 꾸민 장식에 촘촘한 바느질이 미감을 돋보이게 한다.
특히 3~4세 아이들이 머리에 쓰던 '굴레'는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는 십장생을 비롯해 모란 연꽃 복숭아 무늬를 수놓은 장신구로 화려함을 자랑한다.
또 조선시대 공주의 혼례복인 '활옷'에서는 은근한 예술적 향기가 배어나온다.
"10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진귀한 유리구슬부터 '행복'이란 글씨가 장식된 인두판,자투리 천을 조화롭게 엮은 조각보까지 다양한 장신구들이 차례로 일반에 선보일 순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조선왕실에서 주로 사용했던 궁중여인의 화장품 용기 200여점을 모아 일본 도쿄 오사카 등지에서 순회전을 가질 계획입니다."
김 관장은 요즘 한국 장신구뿐아니라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 다른 나라의 장신구도 모으고 있다.
미국 뉴역 메트로폴리탄 부속박물관 클로스터스 뮤지엄같은 세계 최고의 역사박물관을 만들겠다는 꿈이 있기 때문이다.
또 장신구에 새겨진 이미지들을 문화상품에 활용할 수 있도록 '장신구 콘텐츠'를 개발한다는 복안도 갖고 있다.
관람료는 5000원.
(02)732-6621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