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메뉴가 기가 막히다는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들의 모험담(?)은 금세 입소문을 탔고 음식 맛이 좋다는 회사에는 공짜 점심 순례객들이 줄을 이었다.
해당 기업들은 아예 식당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점심 시간을 회사 홍보 시간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몇몇 엔니지어의 심심풀이 장난으로 시작된 공짜 점심 놀이가 실리콘 밸리 기업들의 중요한 홍보 이벤트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실리콘 밸리에서는 이런 트렌드가 점심 시간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는 의미에서 '런치 2.0'으로 불린다.
'웹 2.0'이라는 신조어를 차용한 것이다.
지난주 웹 플랫폼 업체인 닝(Ning)이 팔로알토의 본사에서 가진 공짜 점심 이벤트가 대표적인 케이스.여기엔 100여명의 엔지니어가 샌드위치와 샐러드,비스킷 등을 먹으러 나타났다.
닝의 최고경영자(CEO)인 지나 비안치니는 "우수한 엔지니어들에게 회사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 누구나 입장할 수 있는 무료 점심 행사를 열었다"며 "필요한 사람들을 그 자리에서 당장 채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실리콘 밸리에서 가장 화려한 점심을 제공하는 곳으로 소문난 곳은 구글.최고의 요리사들이 회사 내 11곳의 전문 카페테리아에서 유기농 재료를 이용해 세계 각국의 요리를 직원과 가족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한다.
공짜 점심 이벤트가 확산되면서 최근엔 '런치 2.0(www.lunch20.com)'이라는 사이트도 등장했다.
이 사이트는 어디에서 공짜 점심 이벤트가 열리는지를 안내하고 정기적으로 최고의 점심을 선정한다.
점심 시간에 오고 간 정보를 블로그에 실시간으로 올리기도 한다.
실리콘 밸리의 부자 엔지니어들이 고작 공짜 점심에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런치 2.0' 사이트의 공동 설립자인 데이비드 켈로그는 "공짜 점심은 백만장자 엔지니어들에게 학생으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을 들게 한다"며 "여러 분야의 사람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것도 공짜 점심의 큰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실리콘 밸리에서 시작된 '런치 2.0'이 최근엔 로스앤젤레스와 시애틀 등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