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증권주가 11% 이상 급등하며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최근 한 달간 상승률이 60%에 달할 만큼 랠리가 심상치 않다.

코스피지수가 1700선을 돌파한 지 불과 보름 만에 1800대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증권주는 주도주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일각에선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변화 중인 자본시장의 흐름에 맞춰 증권주가 강세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거침없는 증권주


이날 증권업종지수는 4564.92로 마감,11.51% 뛰었다.

한화 키움 SK NH투자 서울 브릿지 교보 현대 대신 부국 등 11개 증권주가 무더기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초강세를 보였다.

거의 100일 동안 조정다운 조정 없이 1800선을 돌파하는 강세장의 주도주임을 다시 한번 입증한 것이다.

증권주는 이달 들어서만 39.4% 치솟았으며 최근 한 달 상승률은 코스피지수 상승률 11.0%의 5배가 넘는다.

이는 금융업 간판업종인 은행이 같은 기간 3.7% 상승에 그친 점과 대조적이다.

△거래대금 급증과 가계 금융자산의 주식시장 이동 △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 제정에 따른 업무영역 확대 △증권사 간 인수·합병(M&A) 기대감 고조 등이 강세 배경으로 꼽힌다.

구철호 현대증권 연구원은 "자통법을 계기로 자본시장이 급격히 커질 것"이라며 "자본시장의 대표업종인 증권업의 큰 성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거래대금 급증에 힘입어 실적 개선 추세도 뚜렷하다.

5월 실적을 공시한 7개 증권사의 영업이익 총액은 2046억원으로 지난해 5월보다 136.9% 급증했다.

순이익도 2060억원으로 69.19% 불어났다. 증권주의 바로미터로 간주되는 거래대금이 유가증권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10조원대로 올라선 덕분이다.

◆"단기 조정 있어도 상승세 지속"

증권주 랠리에 대한 반응은 엇갈린다.

장기적으로 재평가 흐름을 이어갈 것이지만 단기적으론 과열됐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민상일 한화증권 연구원은 "장기 상승세는 지속하겠지만 단기적으로는 과열 상태"라고 진단했다.

증권업종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평소 4% 미만이었지만 이달 들어 시장 전체 거래대금의 12%를 차지한 점이 부담스럽다는 지적이다.

그는 "급증한 거래대금의 상당부분을 증권주 자신이 스스로 창출한 점은 거래대금 증가세 지속이 쉽지 않을 것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추가 상승을 낙관하고 있다.

김정훈 대우증권 연구원은 "급증하는 이익 규모와 장기 성장 추세를 고려할 때 주가가 올라가도 증권주를 사고 내려가도 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증권업종의 올 영업이익은 적게 잡아도 5조원으로 삼성전자 영업이익과 비슷하지만 시가총액은 35조원으로 삼성전자의 95조원에 비해 크게 낮다"며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진단했다.

구 연구원도 "거대한 자본시장 재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투자은행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동양종금증권과 대우증권이 유망하다"고 설명했다.

백광엽 기자 keoc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