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이 끝없이 하락,750원선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다.

18일 원·엔 환율은 100엔당 750원87전에 마감되며 가까스로 750선을 지켜냈다.

760원 선이 무너진 지 2거래일 만에 750원 선이 위협받는 상황이다.

이는 일본의 금리인상이 늦춰지면서 엔화는 달러화에 대해 약세를 보이는 데 반해 원화는 달러화에 대해 강세를 지속하는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환율 급락에 대한 우려와 함께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정부도 "원화가 과도하게 절상되는 경우 단기 안정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원-엔 탈동조화 심화

최근 원·달러 환율은 930원대 전후 '박스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0전 떨어진 달러당 928원30전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7일 922원40전까지 떨어졌으나 이후 소폭 반등,큰 방향성 없이 930원을 중심으로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글로벌 달러가 강세를 보였지만 원·달러 환율에는 크게 반영되지 않았다.

국내 외환시장에서의 수급 때문이다.

중공업업체 등의 수출호조로 서울외환시장에 달러가 넘치고 있다. 주식시장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활황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나마 글로벌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바람에 급격한 원·달러 환율 하락이 없었다"는 것이 외환시장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문제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엔·달러 환율이다.

특히 지난 주말 일본은행(BOJ)의 금리동결 결정 이후 엔저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11일 이후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달러당 123엔대까지 올라섰다.

2002년 12월11일의 123.64엔 이후 4년6개월여 만에 최저치다.

후쿠이 도시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금리인상 전 물가상승세를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당분간 엔화 약세는 지속될 것이라는 게 외환시장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당국 "단기 안정화 조치 취할 수도"

전문가들은 그러나 정부가 원·엔 환율 급락에 대응해 시장개입에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하락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심지어 외국계 투자은행인 ING는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이나 실제개입을 통해 원·엔 환율이 770원대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재정경제부는 이날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현안보고에서 원·엔 환율 하락세를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경부는 "해외투자 활성화 등 외환수급 균형 노력을 통해 환율이 거시경제 상황과 괴리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투기적 요인 등으로 원화가 과도하게 절상되는 경우 단기 안정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당국이 직접 개입에 나설 수도 있음을 시시한 것이다.

원화와 엔화는 직거래 시장이 없기 때문에 당국은 원·달러 시장에서 원화를 팔고 달러를 매수하는 방식으로 시장개입을 하게 된다.

한편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이날 "최근 우리나라의 서비스수지 적자가 증가하고 국내의 해외투자가 확대되고 있어 원화 강세 현상이 어느 정도 억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