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디지털 제품을 판매하는 'LG' 매장이 등장했다.

전자업계 라이벌인 두 그룹이 자사 매장에서 상대방 디지털 제품을 판매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18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상사는 서울 명동,강남 코엑스몰 등 전국 4곳에서 운영 중인 디지털 카메라(디카) 및 디지털 기기 복합매장인 '픽스딕스(PixDix)'를 통해 삼성테크윈의 디카를 판매하고 있다.

LG상사는 연내 삼성전자의 MP3플레이어 '옙'과 내비게이션도 판매한다는 목표로 현재 삼성 측과 협의하고 있다.

LG상사 관계자는 "국내 디카 시장의 20~30%를 점유하고 있는 삼성 제품을 빼고선 모든 브랜드 디카를 판매하는 전문매장이 될 수 없다"며 "LG상사는 디지털 기기를 직접 만드는 LG전자와 달리 유통업체이기 때문에 삼성 제품 판매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LG상사는 더 나아가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에 픽스딕스 취급 제품을 대규모로 판매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LG상사 관계자는 "삼성 계열사들을 상대로 창립 기념일이나 명절 때 픽스딕스 취급 제품을 임직원 선물로 줄 수 있는지 여부를 타진하고 있다"며 "현재 삼성생명 등에 '구애편지'를 보낸 상태"라고 말했다.

또 올해 말부터 LG전자 대리점인 '하이프라자' 내에 '숍인숍(shop in shop)' 형태로 점포를 내기로 했다.

그러나 LG전자의 반대로 하이프라자 내 점포에선 삼성 브랜드를 취급하지 않을 계획이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