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관계가 복잡한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을 무조건 반대한다? 그걸 위해 산별노조가 일방적으로 파업을 주도한다? 과연 조합원이 따르고, 국민들이 지지하겠습니까?"

코트라 주최의 노·사·정 합동 투자환경설명회를 위해 김영주 산업자원부 장관 등과 함께 일본을 방문한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은 18일 한국경제신문사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민주노총 산하 전국금속산업노조가 'FTA 반대 파업'을 강행키로 한데 대해 반어법을 써가며 비판했다.

그는 "한·미FTA는 업종에 따라, 기업 규모에 따라,소비자냐 생산자냐에 따라 찬반입장이 모두 다른데 무조건 반대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되물었다.

이 위원장은 이어 "노동운동은 대중운동"이라고 전제한 뒤 "한·미FTA 반대를 위해 지도부가 일방적으로 파업을 결정하고 끌고갈 때 과연 조합원이나 국민들의 호응을 얻겠느냐"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한·미FTA는 기왕에 협상이 타결된 만큼 무조건 반대하기보다는 피해계층의 보호대책을 마련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그런 차원에서 나는 정부의 FTA국내대책위원회에 민간위원 자격으로 참여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정부와 함께 해외 투자유치설명회에 나선 것에 대해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 외국기업의 투자유치에 책임있는 경제주체로서 노조가 나서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민노총 등이 '한국노총 위원장이 경총 위원장인지 헷갈린다'며 비판하고 있는 것에 대해선 "한국의 노동운동도 이젠 마르크스주의적,전투적 조합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외투자유치 설명회에 참석해보니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투자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가 '전투적 노동운동' 때문이란 걸 분명히 알게 됐다"며 "한국 노조에 대해 갖고 있는 나쁜 인식이 바뀌도록 해외투자유치 설명회에 계속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제 노사가 기업발전 사회공헌이라는 두 가지 공동 목표를 갖고 힘을 합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노조도 바뀔테니 기업들도 노사 동반의식을 가져 달라"고 주문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