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이 18일 열린우리당을 탈당했다.

정 전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열린우리당의 잘못된 과거와 과감하게 단절하고,사즉생의 각오로 대통합의 마중물(펌프에서 물을 끌어올리기 위해 붓는 물)이 되겠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김근태 전 의장에 이어 열린우리당 창당 주역이자 최대 계파의 수장이었던 정 전 의장이 탈당함에 따라 탈당 세력이 주도하는 범여권 대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사실상 와해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정 전 의장은 '2007년 시대정신은 대통합입니다'란 탈당 성명서를 통해 "대통합과 자기 해체를 하기로 한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당을 떠난다"며 "대통합 신당의 마중물이 돼 늦어도 7월에는 대통합 신당을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정 전 의장의 탈당으로 열린우리당 창당주역인 '천·신·정'(천정배 신기남 정동영) 3인방 가운데 신 의원만 남게 됐다.

김 전 의장과 함께 양대 계파를 이끌었던 정 전 의장이 당을 떠남에 따라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동요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이런 가운데 중도개혁통합신당과 민주당은 합당을 27일로 또 한 차례 연기하며 열린우리당 탈당파와의 협상을 위한 '중도개혁 대통합 협상회의'를 제안했다.

범여권 통합의 중심이 급속히 제3지대로 이동하면서 열린우리당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는 형국이다.

양당은 그러나 열린우리당 당적을 보유하고 있는 세력과는 협상할 수 없다며 '친노세력 배제론'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임종석 의원 등 초·재선 16명과 문희상 전 의장 그룹은 '배제 없는 대통합'을 주장하며 부정적인 입장인 반면 정대철 고문 그룹과 민생정치모임 등은 친노그룹은 따로 가야 한다는 시각을 갖고 있어 대통합 방법을 둘러싸고 정파 간 치열한 논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이날에만 열린우리당 한명숙 전 총리,민주당 김영환 전 과학기술부 장관,강운태 전 광주시장 등 3명이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도 출판 기념회를 갖고 대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주자들의 출마 선언이 물꼬가 터지면서 범여권의 대선 레이스도 본격적인 막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강동균/노경목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