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결국 현실로 나타났다.

과열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증권주에 '올인'했던 개인 투자자들이 결국 된서리를 맞았다. 코스닥 시장도 상대적으로 크게 떨어지고 있어 뒤늦게 진입한 '개미'들의 타격이 우려된다.

20일 오후 2시39분 현재 증권업종 지수는 11% 가까이 급락한 3956.52를 기록하고 있다.

전날 장중 4707포인트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후 내림세로 돌아서 이틀째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증권SK증권, 한화증권, 교보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들은 말할 것도 없고, 대우증권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 등 대형 증권사들도 10%대의 급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한때 낙폭이 3% 가까이로 늘어나며 사흘 만에 800선 아래로 다시 밀려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증권주 등 개인 자금의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업종이나 종목 등이 후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줄곧 경고해 왔다.

시중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빠르게 흡수되면서 신용잔고 증가 등에 따른 후유증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개인들의 매수 여력을 의미하는 고객 예탁금은 전날 단 하루만에 1조원 넘게 늘어나는 등 폭발적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용잔고 규모의 경우 6조원으로 두 달 만에 두배 가까이 늘어난 실정.

특히 전문가들은 개인 투자자들이 강세장에서 빌린 돈으로 특정 업종에 '올인'하는 레버리지 투자 성향이 있다는 점을 경고한 바 있다.

실제로 개인 투자자들은 지난 15일부터 나흘 연속 유가증권시장에서만 8000억원에 가까운 주식을 사들였고 이 중 절반이 넘는 6000억원을 증권주에 쏟아부었다.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들이 5500억원 가까이 순매도한 것과 뚜렷이 대조를 이룬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날 "개인 투자자들이 특정 업종의 고유 리스크를 과도하게 짊어지고 있는 점은 우려 요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증권업종 상승률이 기관의 매수 금액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전기전자보다 세배 가까이 높다는 점과 개인의 외상거래 비중이 높다는 점 등에서 가격 변동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설명이었다.

결국 이러한 경고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모습이다.

한편 외국인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매수세 유입으로 상대적 강세를 보였던 코스닥 시장에서도 개인 투자자들은 뒷북을 치고 있다.

전날까지 나흘 연속 순매수 행진을 벌였던 외국인들은 이날 347억원 매도 우위로 돌아섰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사자'를 나타내고 있다.

매수 규모도 전날 400억원보다 두배 가까이 늘어난 735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기관의 경우 코스닥 시장에 대해선 사흘째 '팔자'를 이어가고 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