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가 30% ↓ … 음식점 가격은 그대로

여름 성수기를 맞은 민물 장어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일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에서 민물 장어(1kg·3마리)의 도매가는 1만4000원으로 2년 전과 지난해 같은 날에 비해 각각 22%와 30%가량 떨어졌다.

지난해 중국과 대만 인근 해역에서 잡아 올린 실뱀장어(민물 장어의 새끼)의 어획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실뱀장어 한 마리당 수출 단가가 예년보다 40% 가까이 낮아진 게 가격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양식업자들이 싸진 실뱀장어를 대량 수입해 양식하면서 물량 초과 현상을 빚게 된 것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실뱀장어와 민물 장어의 총 수입량은 2201t으로 전년에 비해 배 가까이 늘었다.

작년 국내 민물 장어 공급량 1만2000t을 포함,업계가 추산하는 연간 국내 장어 소비량(1만t 안팎)보다 공급이 40%나 초과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일선 음식점에서는 아직 값을 내리지 않고 있다.

서울 불광동 할아버지장어집 김복화 사장은 "어제 들어온 민물 장어가 10kg 기준 17만원으로 지난해 이맘때쯤에 비해 5000원 저렴했다"면서도 "아직은 지속적인 가격 하락을 확신할 수 없어 음식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있지만 도매 시세가 앞으로 더 떨어지면 판매가를 10%가량 낮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형 마트 롯데마트에선 지난해 100g당 5800원씩 받았던 훈제 장어구이(1팩)를 최근 1000원 낮춰 팔고 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