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토 IMF총재도 글로벌 금융시장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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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위험 불감증…충격 올수도
만만치 않은 탄력을 보여주고 있는 세계 증시 등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융시장에 거품이 형성되고 있어 자칫하면 큰 상처를 입을 것이란 근거에서다.
로드리고 라토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9일(현지시간) 토론토에서 열린 회의에서 "국제금융시장의 투자 위험 불감증이 확산되고 있다"며 "심각한 충격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는 적지 않은 이익을 동반하지만 상당수 투자자들은 그 속에 내재된 위험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신흥시장에 대한 과도한 투자의 위험성을 거듭 경고했다.
비단 라토 총재만이 아니다.
UBS의 피터 우플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투자은행들이 점점 리스크가 큰 대출에 나서고 있다"며 "이 같은 대출 붐이 1990년 말 증시 버블 붕괴 때와 비슷한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맹위를 떨치고 있는 사모펀드에 막대한 돈을 빌려주고 있는 대형 투자은행들을 겨냥한 발언이다.
이처럼 잘나가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경고음이 나오고 있는 것은 역설적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너무 잘나가다보니 웬만한 위험은 무시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동시 호조는 탄탄한 글로벌 경제에다 풍부한 유동성 공급이 어우러진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글로벌 저금리 현상과 엔화 약세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드(금리가 싼 엔화자금으로 해외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것)의 기승,사모펀드의 차입을 통한 기업 인수합병(LBO) 바람이 유동성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증시를 비롯해 자산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유동성 축소와 자산가격 하락에 따른 위험은 과소평가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실제 헤지펀드를 비롯한 사모펀드의 차입 비중은 눈에 띄게 높아졌다.
헤지펀드의 투자자산은 2003년만 해도 고객 수탁금의 1.5배 정도였다.
작년엔 2.5배로 높아졌다.
사모펀드의 LBO용 차입 규모도 2002년 515억달러에서 작년엔 3173억달러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대출이 늘어나는 만큼 대출 규정도 느슨해질 수밖에 없다.
이들 펀드에 대한 대출은 주로 대형 투자은행인 JP모건체이스,뱅크 오브 아메리카(BOA),씨티그룹 등이 주관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펀드가 문제가 되면 은행들도 당장 피해를 본다.
실제 베어스턴스 증권이 운용 중인 2개의 헤지펀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여파로 19일자로 사실상 문을 닫았다.
그러자 이 펀드에 돈을 빌려준 골드만삭스와 BOA 등은 채권을 회수하느라 비상이 걸린 상태다.
더욱이 최근 자산가격은 오를 만큼 올랐다는 주장도 끊이지 않고 있다.
연초부터 버블 붕괴 가능성을 주장해온 'Dr.Doom' 마크 파버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주식과 원자재,부동산,미술품,희귀한 바이올린까지 자산가격이 동시다발적으로 폭등하고 있다"며 "자산가격을 올리고 있는 것은 더 이상 실물경제가 아니다"고 경고했다.
모든 자산가격에 일제히 거품이 형성되고 있는 만큼 금리상승 등의 계기만 주어지면 한꺼번에 무너질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위험을 줄이는 게 시급하다며 우선 3~6개월 안에 신흥시장 주식과 통화를 내던지고 미국의 단기국채로 갈아탈 것을 주문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
최근 금융시장에 대한 주요 인사의 발언
◆벤 버냉키 FRB 의장 "사모펀드들의 파이낸싱에 심각한 리스크가 있다"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 "장기금리의 낮은 수준이 계속 이어질 수는 없다"
◆피터 우플리 UBS 최고경영자 "투자은행들이 리스크가 높은 대출을 계속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마크 파버 펀드매니저 "자산 가격 폭등을 이끌고 있는 동력을 조심하라"
로드리고 라토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9일(현지시간) 토론토에서 열린 회의에서 "국제금융시장의 투자 위험 불감증이 확산되고 있다"며 "심각한 충격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는 적지 않은 이익을 동반하지만 상당수 투자자들은 그 속에 내재된 위험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신흥시장에 대한 과도한 투자의 위험성을 거듭 경고했다.
비단 라토 총재만이 아니다.
UBS의 피터 우플리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투자은행들이 점점 리스크가 큰 대출에 나서고 있다"며 "이 같은 대출 붐이 1990년 말 증시 버블 붕괴 때와 비슷한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맹위를 떨치고 있는 사모펀드에 막대한 돈을 빌려주고 있는 대형 투자은행들을 겨냥한 발언이다.
이처럼 잘나가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경고음이 나오고 있는 것은 역설적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너무 잘나가다보니 웬만한 위험은 무시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동시 호조는 탄탄한 글로벌 경제에다 풍부한 유동성 공급이 어우러진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글로벌 저금리 현상과 엔화 약세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드(금리가 싼 엔화자금으로 해외 고수익 자산에 투자하는 것)의 기승,사모펀드의 차입을 통한 기업 인수합병(LBO) 바람이 유동성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증시를 비롯해 자산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유동성 축소와 자산가격 하락에 따른 위험은 과소평가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실제 헤지펀드를 비롯한 사모펀드의 차입 비중은 눈에 띄게 높아졌다.
헤지펀드의 투자자산은 2003년만 해도 고객 수탁금의 1.5배 정도였다.
작년엔 2.5배로 높아졌다.
사모펀드의 LBO용 차입 규모도 2002년 515억달러에서 작년엔 3173억달러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대출이 늘어나는 만큼 대출 규정도 느슨해질 수밖에 없다.
이들 펀드에 대한 대출은 주로 대형 투자은행인 JP모건체이스,뱅크 오브 아메리카(BOA),씨티그룹 등이 주관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펀드가 문제가 되면 은행들도 당장 피해를 본다.
실제 베어스턴스 증권이 운용 중인 2개의 헤지펀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여파로 19일자로 사실상 문을 닫았다.
그러자 이 펀드에 돈을 빌려준 골드만삭스와 BOA 등은 채권을 회수하느라 비상이 걸린 상태다.
더욱이 최근 자산가격은 오를 만큼 올랐다는 주장도 끊이지 않고 있다.
연초부터 버블 붕괴 가능성을 주장해온 'Dr.Doom' 마크 파버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주식과 원자재,부동산,미술품,희귀한 바이올린까지 자산가격이 동시다발적으로 폭등하고 있다"며 "자산가격을 올리고 있는 것은 더 이상 실물경제가 아니다"고 경고했다.
모든 자산가격에 일제히 거품이 형성되고 있는 만큼 금리상승 등의 계기만 주어지면 한꺼번에 무너질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위험을 줄이는 게 시급하다며 우선 3~6개월 안에 신흥시장 주식과 통화를 내던지고 미국의 단기국채로 갈아탈 것을 주문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
최근 금융시장에 대한 주요 인사의 발언
◆벤 버냉키 FRB 의장 "사모펀드들의 파이낸싱에 심각한 리스크가 있다"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 "장기금리의 낮은 수준이 계속 이어질 수는 없다"
◆피터 우플리 UBS 최고경영자 "투자은행들이 리스크가 높은 대출을 계속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마크 파버 펀드매니저 "자산 가격 폭등을 이끌고 있는 동력을 조심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