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가 물에 가라앉는다고?"

2003년 4월 삼성전기 강호문 사장은 무거운 쇠는 물에 가라앉게 마련이라는 선입견을 깨버린 '거북선'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삼성전기의 싱크탱크를 만들었다.

싱크탱크의 미션은 "창조적인 제품을 개발하라"는 것.삼성전기는 한 가지 프로젝트를 위해 개발부터 제조,구매와 영업 등 관련 부서의 핵심 인원들을 거북선 센터로 불러들였다.

수개월간 프로젝트에 매달린 직원들에게는 인센티브 등 파격적인 지원도 뒤따랐다.

거북선센터 효과는 강했다.

참여자들은 자발적으로 과제를 제안했고, 다양한 부서의 인력들이 이를 철저하게 공유해 프로젝트의 효율성은 매우 높아졌다.

관련 부서의 인력들이 한 자리에 모인 덕에 업무보고 시간도 줄어들었다.

거북선센터의 이러한 '협업 경험'은 CFT(Cross Functional Team)로 이름 붙여져 2004년 전사로 확대됐다.

삼성전기는 2001년 '트리즈(TRIZ)'라는 창조적인 연구방식을 회사에 도입했다.

트리즈는 러시아 과학자 겐리히 알츠슐러가 개발한 것으로 전 세계 200만건의 특허를 분석,그 공통점을 추출해낸 것이다.

문제 해결을 위한 일종의 방법론이며 솔루션이었다.

2002년부터는 전문업체와 컨설팅, 연구인력을 대상으로 트리즈 방식을 교육하기 시작했다.

트리즈 방식은 제품개발상에서의 문제 해결,시행 착오 방지를 위한 도구로 회사 전반에 걸쳐 쓰여지고 있다.

업무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이 회사가 고안해 낸 것은 지루하고 피곤한 업무를 줄이는 일이었다.

가장 먼저 칼을 댄 것은 '회의'.삼성전기는 매주 회의 없는 날을 지정해 불필요한 회의를 없앴다.

회의자료를 사전에 배포하고 시간과 보고서의 분량을 제한해 효율성을 높였다.

회의실 이름도 변했다.

회의실은 '상상플러스'라는 명칭이 붙었고, 인재개발센터 직원은 '상상지기'로 명명됐다.

임직원들의 사고의 폭을 넓혀주기 위해 '상상발전소'라는 이름의 영화관람실도 만들었다.

2010년께 세계 3위의 종합전자부품 기업으로 변신한다는 꿈을 가진 삼성전기는 '미래를 창조하는 첨단 기술과 부품(The Inside Edge the shate the Future)'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특히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개발에서 제조,판매까지 이르는 모든 부문을 현지에서 완결되도록 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이 '한국향 지역전문가'의 양성.삼성전기는 우수한 현지인을 채용해 1년간 한국으로 파견,한국어 교육과 직무교육을 한 뒤 본사와 해외 현지 법인의 훌륭한 다리 역할을 하게 한다는 목표다.

이와 함께 해외법인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현지 채용 영업 인력을 대상으로 칩부품에 대한 기술과 영업정보를 교류하고 현장실습의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복합생산기지로 중국 생산법인을 키워나갈 예정이다.

삼성전기는 또 필리핀과 태국의 현지법인을 각각 칩부품과 무선고주파 부품 생산 전문 기지로 육성해 거점기지별 전문화를 추진하고 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