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이 연일 주식을 내던지면서 시장에 조정 압력을 가하고 있다.

1700선을 넘어선 지난 5월말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은 2조5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에 따라 연간 순매수 규모는 5000억원대로 줄어든 상황이다.

하지만 이같은 움직임이 본격적인 '셀 코리아'나 '엑소더스'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21일 삼성증권 이나라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줄기차게 주식을 파는 가장 큰 이유는 차익실현"이라고 설명했다.

5월초엔 시장의 상승을 주도했던 조선과 철강이 외국인들의 주요 매도 대상이었으나, 최근 시장의 흐름이 금융 업종으로 옮겨가자 이에 맞춰 증권과 보험 등을 집중적으로 팔아치우고 있다는 점을 지적.

이 연구원은 "1800선 돌파의 주역이었던 증권주의 경우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이 최근 3일간 5000억원이 넘는 매물을 쏟아냈다는 점에서 차익실현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증시 활황으로 개인 투자자 및 간접투자자금이 다시 증시로 돌아오고 있다는 점이 외국인들로 하여금 쉽게 차익실현을 할 수 있게 하는 요인이라고 판단했다.

기관과 개인들이 매물을 받아주고 있어 외국인들이 편하게 이익을 실현할 수 있단 얘기다.

이 연구원은 "이것이 외국인들의 빠른 순매수 전환을 기대하기 힘든 요인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단순한 이익 실현 차원의 매도여서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겠지만, 다시 연초와 같은 '사자' 기조로 돌아서기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란 분석이다.

신영증권 이승우 연구원도 밸류에이션 상승에 따른 외국인의 매도가 한동안은 지속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매도세가 증권 및 IT주에 집중되고 있는 반면 철강과 기계 등 기존 중국 수혜주에 대한 매기는 아직 살아있는 모습이어서 '엑소더스'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경우 높아진 밸류에이션을 합당화시키는 실적이 증명되거나, 시장이 안정을 찾으면 다시 국내 증시로 유턴할 가능성도 높다는 분석이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