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투자자들의 '빚내서 투자하기'가 지속되면서 시장에서 경고음이 잇따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신용거래 비중이 높은 종목들의 후폭풍 가능성에 대비할 것을 조언하고 있고, 각 증권사들은 자체적으로 진압에 들어갔다.

21일 키움증권은 고객보호를 위해 오는 22일부터 신규 신용융자를 당분간 중단키로 했다고 밝혔다.

기존에 운용중인 신용 융자제도도 보완해 개인별 한도를 축소하고, 종목별 융자 한도 신설과 신용거래 보증금률 상향 조정 등 내부 지침도 수정할 계획이다.

한편 이에 앞서 대우증권도 이날부터 매매형 신용과 대출약정 서비스를 잠정 중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 보수형 및 기본형 약정 계좌의 매매형 약정 전환 서비스 역시 중단.

이 밖에 다른 증권사들도 자체적으로 신용거래를 제한하거나 관리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신용융자 잔고(거래소, 코스닥 포함)는 6조4164억원을 기록, 두달 여 만에 두배 가까이 늘어났다.

미수 거래 규제 조치가 내려진 가운데 증시 활황이 이어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신용 거래가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신용융자 규모가 지나치게 빠르게 늘어나자 최근 금융감독원은 업계에 자율 규제를 촉구하고 나선 바 있다.

재정경제부도 이날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증시의 상승 속도가 기업실적이나 경기 회복 속도에 비해 지나치게 빠르다고 지적하면서, 개인의 신용거래 동향 등을 점검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시장을 안정시켜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러한 신용거래 규제가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개별 종목들의 리스크 관리는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신용융자를 통한 개인들의 직접 투자가 시장으로 유입되는 전체 유동성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수준은 아니어서 유동성이 일부 훼손되는것 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증권주 등 최근 개인 투자자들의 신용거래 비중이 높은 종목들의 경우 조정시 매물이 쏟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더 크게 하락할 가능성은 있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하이닉스와 현대증권, 대우증권, 삼성중공업, 삼성물산, 삼성전기, 현대건설, 우리금융, 현대상선 등이 절대금액 기준으로 신용잔고가 가장 많은 종목으로 꼽힌다.

이 중 현대증권과 하이닉스는 절대잔고 주식수 기준으로도 상위를 차지했다. 서울증권과 SK증권, 미래산업, 동양철관, 현대오토넷 등도 주식수 기준으로 신용잔고가 높은 종목들이다.

한편 이러한 경고와 증권사들의 자율 규제에도 불구하고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개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선 닷새 만에 '팔자'로 돌아섰지만 순매도 규모가 1100억원 정도에 머물고 있고, 코스닥 시장에선 602억원 매수 우위로 오히려 지난 이틀보다 더 많은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