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신흥경제국 등이 넘치는 외화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앞다퉈 운영하고 있는 '국부(國富) 펀드'가 투명성 결여로 국제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 보도했다.

신문은 산유국과 중국을 선두로 한 신흥경제국들이 막대한 보유 외환을 재원으로 운영하는 펀드가 투명성 결여 등으로 민간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해당 국가들이 이 펀드를 발판으로 외환 정책에서 더욱 '권위주의'적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점도 미국을 걱정하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라고 전했다.

신문은 이와 관련,클레이 로어리 국제담당 재무차관 직무대행이 21일 워싱턴에서 연설하면서 이 문제를 거론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 재무부는 최근 발간한 반기 환율 보고서에서 처음으로 국부펀드를 비중 있게 언급하기도 했다.

FT는 세계 최대 외환 보유국으로 부상한 중국이 보유 외환 가운데 2000억달러가량을 운용하는 국부펀드를 설립키로 하고 그 작업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이들 펀드의 부작용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재무부의 전직 고위 관리는 "불과 1년 전만 해도 (재무부에서) 이런 국부펀드에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며 "그러나 중국이 급부상하면서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조지 부시 1기 행정부 때 국제담당 재무차관을 지낸 존 테일러도 "이 문제가 분명히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부펀드'란 70년대 노르웨이 아부다비 및 러시아 등 산유국들이 넘치는 '오일머니'를 효율적으로 투자하기 위해 구축한 것이 시작이며 이제는 중국 등 신흥경제국들도 앞다퉈 이를 채택함으로써 국제 금융시장의 새로운 '큰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