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관광을 겸해 서울을 찾은 나카즈노 가즈키(44)는 "예전엔 옷이나 액세서리를 취급했는데 요즘은 비싼 골프채나 명품을 주로 남대문시장 등 서울의 재래시장이나 부산지역 상인에게 넘기고 있다"며 "판매 차익으로 여행경비를 대고도 남는다"고 말했다.
2005년 초 100엔당 1100원대였던 엔화 환율이 750원 밑으로 하락,2년 새 엔화값이 30% 이상 싸지면서 일본 상인들이 한국으로 몰려오고 있다.
최근 일본제품을 들여오는 보따리상은 예전과 달리 일본인이 주를 이루고 있다.
국내 보따리상은 대개 블랙리스트(요주의 인물 목록)에 올라있어 세관 통과가 까다로운 반면 일본인 보따리상은 별다른 의심 없이 세관을 통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들여오는 물건은 구찌,루이비통 등 해외 명품이나 골프채,전자제품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일본 보따리상은 10여명 단위로 그룹을 지어 움직인다.
관광을 겸한 보따리상으로 생계형 보따리상과는 차이가 있다.
이들이 한 번에 들여오는 물건은 많을 때는 100kg 정도.
비행기가 도착하면 공항 밖에 대기하고 있던 상인들이 물건을 인수하고 그 자리에서 영수증과 현금이 오간다.
국내 상인이 일본 보따리상에게 건네는 수고비는 일제 비디오카메라 한 대당 5000엔,디지털카메라는 7000~8000엔,의류는 1000~2000엔,명품 핸드백은 1만~2만엔으로 공식화돼 있다.
나카즈노는 "얼마 전까진 유럽지역을 대상으로 장사를 했는데 최근 원화 대비 엔화가 가파르게 떨어져 한국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디지털카메라나 10대나 명품 핸드백 2개 정도만 들여오면 비행기삯 등 여행경비로 충분하다"고 귀띔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