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이 750원 밑으로 떨어지기는 1997년 10월8일 이후 처음이다.
21일 원·엔 환율은 100엔당 2원60전 떨어진 749원45전에 마감됐다.
지난 14일 760원 선이 붕괴된 지 5거래일 만이다.
원화는 달러화에 대해 강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엔화는 약세 행진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달러당 80전 떨어진 927원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가 이어져 원화를 달러로 바꾸려는 수요가 늘면서 환율 상승 요인이 되고 있지만 국내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도세가 훨씬 강한 상황이다.
주가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것도 환율을 끌어내리는 역할을 했다.
또 예금보험공사의 우리금융지주 지분 매각분 중 5억달러가량이 외국인 투자자에게 넘어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환율 하락 기대심리를 부추겼다.
외국인들은 달러를 원화로 바꿔서 이 지분을 받아가야 한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실제 우리금융 지분 인수 관련 원화 매수세가 들어왔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에 대한 경계감 때문에 달러 매수세가 주춤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0.34엔 오른 123.69엔을 기록했다.
엔화는 일본은행(BOJ)의 금리 인상 지연에다 이달 여름 보너스를 탄 일본 투자자들이 해외 투자를 늘릴 것이라는 전망 때문에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엔 환율이 730원 선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