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럽연합(EU) 브라질 인도 등 세계무역기구(WTO) 4자 협상이 농업 보조금 삭감 문제 등을 둘러싼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며 결국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인도와 브라질의 협상 담당 장관들은 2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과 EU가 농업 보조금을 삭감할 의지가 없다"고 비난하며 협상장을 나왔다.

셀소 아모링 브라질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더 이상 4자 회담을 지속하는 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이번 협상은 실패했다"고 선언했다.

미국 EU 브라질 인도 등 이번 4자 협상의 담당 각료들은 지난 19일부터 독일 포츠담에서 농업 보조금 삭감 등을 논의하기 위해 협상을 벌여 왔다.

그동안 인도 브라질 등은 미국과 EU가 농업 보조금을 줄이고 무역 장벽을 완화해 줄 것을 줄곧 요구했다.

반면 미국과 EU 측은 브라질을 비롯한 개발도상국들이 공산품 및 서비스 시장을 더욱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대치해 오다 결국 합의 도출에 실패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WTO의 무역 대국인 이른바 'G4'가 협상 합의을 이끌어내지 못함에 따라 2001년 후반에 시작된 WTO의 무역 자유화 협상인 도하라운드(DDA) 타결은 좌절되거나 당분간 지연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앞서 파스칼 라미 WTO 사무총장도 "7월 말까지 도하라운드가 타결되지 않으면 결국 이 협상은 실패로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하며 이번 G4 회담에서 합의를 촉구했었다.

도하라운드 협상은 세계 경제 성장을 돕고 교역을 통해 개발도상국에 도움을 준다는 목표 아래 2001년 카타르 도하에서 시작된 이래 농업 보조금과 관세 인하를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지난해 여름부터 교착 상태를 보여왔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