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톱박스주가 하반기 이후 실적 호조와 장기 성장세에 대한 기대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방송의 디지털화와 고화질화,IP(인터넷)TV 서비스 확대 등으로 방송 환경이 급변하면서 고급 디지털 셋톱박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4월 심의·확정된 '디지털방송 활성화 특별법안'이 가장 큰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법안은 국내 모든 지상파 방송을 2012년까지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올해 안에 국회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김운호 푸르덴셜증권 연구원은 "2012년까지 셋톱박스 시장 규모는 약 2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며 "셋톱박스 업체에는 제2의 성장을 위한 주요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셋톱박스 시장 성장 또한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 유료 방송 서비스가 기존 위성과 케이블TV 구도에서 IPTV 모바일TV 등 다양한 구도로 접어들며 서비스 간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김병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세계 셋톱박스 예상 출하량은 6980만대로 지난해보다 24.5%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2008년 이후에도 20%대의 고성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셋톱박스 산업이 향후 최소 5~6년간 호황기를 누릴 전망이어서 관련 업체들의 실적도 전반적으로 호전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개별 업체에 대한 투자 전략에 대해선 선별적인 잣대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가근 신영증권 연구원은 "IPTV에 대한 대응력이 높고 글로벌 시장을 향한 신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업체가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꼽은 최우선 추천주는 휴맥스 셀런 가온미디어 등이 있다.

이가근 연구원은 휴맥스와 셀런을 추천했다.

이 연구원은 "휴맥스는 글로벌 선두권 업체로 높은 시장 지위와 안정적인 매출 기반이 긍정적이며,셀런은 IPTV 사업에서 자체적인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병기 연구원은 가온미디어와 셀런을 최선호주로 꼽으며 각각 목표주가 1만7000원과 9000원을 제시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 애널리스트 분석 ] 가온미디어ㆍ토필드ㆍ휴맥스 유망

우리나라 셋톱박스 산업은 1990년대 후반부터 방송의 디지털화 진행에 힘입어 급성장했다.

급성장하던 국내 셋톱박스 산업은 2005년부터 2년간 역성장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원인은 우리의 주력 시장이던 저가 위성 셋톱박스 시장에 원가 경쟁력에서 앞선 중국 업체가 진입했기 때문이다.

저가 제품의 주도권을 중국 업체에 넘겨준 상태에서 고가·고부가가치 제품 매출이 지연됐고 이는 국내 업체들의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다행히 올해부터는 국내 셋톱박스 업체들의 실적이 턴어라운드할 전망이다.

시장 환경이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선진국을 중심으로 지상파 아날로그 방송의 순차적 중단에 따라 디지털 셋톱박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

2008년 영국,2009년 미국이 아날로그 지상파 방송을 중단하며 우리나라도 2012년으로 계획하고 있다.

둘째 IPTV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고 셋째,PVR(개인용 비디오 녹화장치)와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마지막으로 인도의 디지털 방송 전환은 국내 업체들에는 또 다른 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

이러한 우호적인 시장 환경은 향후 5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 업체들에 더욱 긍정적이다.

따라서 기술력을 보유하고 시장 호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업체들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이런 업체로 가온미디어와 토필드 휴맥스를 추천한다.

박원재 대우증권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