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스페셜] 충분히 쉬게해야 일도 잘한다 … '휴가+α'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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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여름 휴가철을 앞둔 직장인들의 고민은 "여름휴가를 어떻게 하면 잘 보낼 수 있을까"였다.
해수욕장으로 가볼까 아니면 가까운 해외 휴양지로 떠나볼까.
하지만 주어지는 휴가는 길어야 1주일.
기간도 짧지만 남들이 다 가는 삼복더위에 집중되다 보니 휴가다운 휴가를 즐기지 못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최근 국내 기업들도 선진국형 휴가제도를 도입하면서 휴가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휴가 기간을 한 달 이상 주는 기업이 생겨났고,필요에 따라 시기도 조절할 수 있게 된 것.삶의 질을 중시하는 사회 트렌드와 더불어 '휴가=생산성 향상을 위한 재충전의 시간'이란 인식의 전환에 따라 기업마다 다양한 형태의 휴가제도를 도입,직원들의 생산성 높이기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잘 쉬어야 일도 잘 한다
최근 국내 기업들이 가장 많이 도입하는 형태는 '리프레시(재충전) 휴가'다.
연월차 휴가와는 별도로 연간 최대 15일 정도를 쉴 수 있는 제도다.
여름에만 사용할 수 있었던 하계휴가와는 달리 연중 어느 때나 갈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특히 연월차 휴가를 묶어 사용할 경우 20일 이상도 쉴 수 있도록 배려하는 기업들이 많다.
삼성전자(7∼15일)와 포스코(10∼20일),현대자동차(4∼5일),기아자동차(1∼3일),르노삼성(7∼12일),LG화학(5일) 등 대기업들이 이미 시행 중이며,LG전자도 올해부터 7일짜리 리프레시 휴가를 도입할 계획이다.
정보기술(IT) 관련 업체들도 리프레시 개념을 적용한 휴가를 시행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업체 'G마켓'은 연월차와는 별도로 근무월수에 따라 하루씩 휴가를 주는 '적립휴가제'를 운용,1년에 10일 이상의 특별휴가를 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게임회사 '넥슨'도 '369'란 특이한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이는 3년,6년,9년 근속자들에게 각각 10일,15일,20일의 리프레시 휴가를 주는 것이다.
대림산업은 1998년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선진문화 탐방 휴가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매년 100명가량의 직원들에게 14박15일간 유럽 배낭여행의 기회를 제공해 현지 선진 건설기술과 디자인,안전관리시스템 등을 둘러보고 오게 하는 제도다.
회사에서 교통비,숙박비 등 300만원가량의 경비도 지원해 준다.
◆1개월 이상 초장기 휴가도 등장
아예 1개월부터 최대 3개월까지의 장기 휴가도 등장하는 추세다.
휴가가 재충전의 기회라는 점에서 확실히 쉬게 하자는 취지에서다.
대표적인 회사가 SK텔레콤이다.
이 회사는 2002년부터 입사 10년차 이상 직원들에게 1·2·3개월까지 안식월 휴가를 보내준다.
이전까지 1년에 5일의 리프레시 휴가를 줬으나,확실하게 재충전할 시간을 주자는 취지에서다.
휴가를 떠나는 직원들에게는 월급은 물론 10년 근속수당 200만원과 자기계발비 200만원도 지급한다.
인터넷 쇼핑몰 옥션도 2005년부터 5년차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달간의 안식월 제도를 운용 중이다.
이 휴가는 한 번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5년마다 주어진다.
홍보대행사 인컴브로더도 1993년 회사 설립 때부터 입사 3년차 이상 직원들에게 한 달의 휴가를 주는 안식월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업종 특성에 맞는 이색 휴가도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체들은 올해부터 '집중휴가제'를 도입한다.
공휴일에 안 쉬고 일하는 대신 여름철 휴가를 더 늘려주는 것.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의 경우 현충일과 제헌절 등 법정공휴일에 근무하는 대신 지난해 5일이었던 여름휴가 기간을 올해는 12일(7월27일∼8월3일)이나 준다.
대우조선해양도 공휴일에 일하는 대신 여름휴가는 16일,추석휴가는 9일로 늘렸다.
회사 입장에서는 한여름과 추석연휴 때의 생산성 하락을 보전하고 직원 입장에서는 알찬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셈이다.
제일기획도 지난 4월 광고회사라는 특성에 맞는 이색 휴가제도를 도입했다.
'아이디어 휴가제도'가 그것.이 제도는 직원들에게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다양한 체험을 함으로써 새로운 아이디어를 재충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다.
입사연수에 따라 2∼4주,장기근속자의 경우 최대 2개월까지 오지체험,어학연수 등을 할 수 있어 이미 전체 직원 750명의 50%가량이 신청했을 정도다.
◆휴가풍속도도 바뀐다
휴가제도가 바뀌면서 '휴가 풍속도'에도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과거 1주일짜리 휴가 때는 가족과 함께 해수욕장을 찾는 게 고작이었다면 시기와 기간이 다양해지면서 해외여행 자기계발 등의 기회로 활용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리프레시 안식월' 제도를 도입한 SK텔레콤의 Y차장은 지난해 한 달간의 휴가 기간에 평소 부족했던 영어공부를 하기 위해 학원에 다녔다.
제일기획 H대리는 오는 9월 한 달간 '아이디어 휴가'를 내서 3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의 전기를 집필할 예정이다.
또 LG전자의 L과장은 올해 여름휴가에 리프레시 휴가를 합쳐 2주 동안 토익시험 준비를 할 계획이다.
LG전자가 영어 공용화를 추진함에 따라 부족한 어학 실력을 단기간에 높이기 위해서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이광호 전문위원은 "과거 연차휴가를 묶어 쓰던 시절과 달리 새로운 휴가제도가 등장하면서 직장인들이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자기계발 활동과 해외 여행 등을 위해 휴가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태명/장창민/김현예 기자 chihiro@hankyung.com
해수욕장으로 가볼까 아니면 가까운 해외 휴양지로 떠나볼까.
하지만 주어지는 휴가는 길어야 1주일.
기간도 짧지만 남들이 다 가는 삼복더위에 집중되다 보니 휴가다운 휴가를 즐기지 못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최근 국내 기업들도 선진국형 휴가제도를 도입하면서 휴가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휴가 기간을 한 달 이상 주는 기업이 생겨났고,필요에 따라 시기도 조절할 수 있게 된 것.삶의 질을 중시하는 사회 트렌드와 더불어 '휴가=생산성 향상을 위한 재충전의 시간'이란 인식의 전환에 따라 기업마다 다양한 형태의 휴가제도를 도입,직원들의 생산성 높이기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잘 쉬어야 일도 잘 한다
최근 국내 기업들이 가장 많이 도입하는 형태는 '리프레시(재충전) 휴가'다.
연월차 휴가와는 별도로 연간 최대 15일 정도를 쉴 수 있는 제도다.
여름에만 사용할 수 있었던 하계휴가와는 달리 연중 어느 때나 갈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특히 연월차 휴가를 묶어 사용할 경우 20일 이상도 쉴 수 있도록 배려하는 기업들이 많다.
삼성전자(7∼15일)와 포스코(10∼20일),현대자동차(4∼5일),기아자동차(1∼3일),르노삼성(7∼12일),LG화학(5일) 등 대기업들이 이미 시행 중이며,LG전자도 올해부터 7일짜리 리프레시 휴가를 도입할 계획이다.
정보기술(IT) 관련 업체들도 리프레시 개념을 적용한 휴가를 시행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업체 'G마켓'은 연월차와는 별도로 근무월수에 따라 하루씩 휴가를 주는 '적립휴가제'를 운용,1년에 10일 이상의 특별휴가를 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게임회사 '넥슨'도 '369'란 특이한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이는 3년,6년,9년 근속자들에게 각각 10일,15일,20일의 리프레시 휴가를 주는 것이다.
대림산업은 1998년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선진문화 탐방 휴가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매년 100명가량의 직원들에게 14박15일간 유럽 배낭여행의 기회를 제공해 현지 선진 건설기술과 디자인,안전관리시스템 등을 둘러보고 오게 하는 제도다.
회사에서 교통비,숙박비 등 300만원가량의 경비도 지원해 준다.
◆1개월 이상 초장기 휴가도 등장
아예 1개월부터 최대 3개월까지의 장기 휴가도 등장하는 추세다.
휴가가 재충전의 기회라는 점에서 확실히 쉬게 하자는 취지에서다.
대표적인 회사가 SK텔레콤이다.
이 회사는 2002년부터 입사 10년차 이상 직원들에게 1·2·3개월까지 안식월 휴가를 보내준다.
이전까지 1년에 5일의 리프레시 휴가를 줬으나,확실하게 재충전할 시간을 주자는 취지에서다.
휴가를 떠나는 직원들에게는 월급은 물론 10년 근속수당 200만원과 자기계발비 200만원도 지급한다.
인터넷 쇼핑몰 옥션도 2005년부터 5년차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달간의 안식월 제도를 운용 중이다.
이 휴가는 한 번만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5년마다 주어진다.
홍보대행사 인컴브로더도 1993년 회사 설립 때부터 입사 3년차 이상 직원들에게 한 달의 휴가를 주는 안식월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업종 특성에 맞는 이색 휴가도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체들은 올해부터 '집중휴가제'를 도입한다.
공휴일에 안 쉬고 일하는 대신 여름철 휴가를 더 늘려주는 것.이에 따라 현대중공업의 경우 현충일과 제헌절 등 법정공휴일에 근무하는 대신 지난해 5일이었던 여름휴가 기간을 올해는 12일(7월27일∼8월3일)이나 준다.
대우조선해양도 공휴일에 일하는 대신 여름휴가는 16일,추석휴가는 9일로 늘렸다.
회사 입장에서는 한여름과 추석연휴 때의 생산성 하락을 보전하고 직원 입장에서는 알찬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셈이다.
제일기획도 지난 4월 광고회사라는 특성에 맞는 이색 휴가제도를 도입했다.
'아이디어 휴가제도'가 그것.이 제도는 직원들에게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다양한 체험을 함으로써 새로운 아이디어를 재충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다.
입사연수에 따라 2∼4주,장기근속자의 경우 최대 2개월까지 오지체험,어학연수 등을 할 수 있어 이미 전체 직원 750명의 50%가량이 신청했을 정도다.
◆휴가풍속도도 바뀐다
휴가제도가 바뀌면서 '휴가 풍속도'에도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과거 1주일짜리 휴가 때는 가족과 함께 해수욕장을 찾는 게 고작이었다면 시기와 기간이 다양해지면서 해외여행 자기계발 등의 기회로 활용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리프레시 안식월' 제도를 도입한 SK텔레콤의 Y차장은 지난해 한 달간의 휴가 기간에 평소 부족했던 영어공부를 하기 위해 학원에 다녔다.
제일기획 H대리는 오는 9월 한 달간 '아이디어 휴가'를 내서 3년 전에 돌아가신 아버지의 전기를 집필할 예정이다.
또 LG전자의 L과장은 올해 여름휴가에 리프레시 휴가를 합쳐 2주 동안 토익시험 준비를 할 계획이다.
LG전자가 영어 공용화를 추진함에 따라 부족한 어학 실력을 단기간에 높이기 위해서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이광호 전문위원은 "과거 연차휴가를 묶어 쓰던 시절과 달리 새로운 휴가제도가 등장하면서 직장인들이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자기계발 활동과 해외 여행 등을 위해 휴가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태명/장창민/김현예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