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주가가 올라도 너무 오른 것 같다.

선진국 증시에서는 '절대 금기'로 여기고 있는 대통령까지도 증시에 대해 서슴지 않고 언급하고 있으니 말이다.

대부분 시장참여자들도 지수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다.

이미 증시에서는 단기조정 신호인 꼬리(선물시장)가 몸통(현물시장)을 흔드는 '왝더독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주가수익비율(PER),미 연준(FED)모형 등 증시의 과열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는 아직까지 여유가 있으나 단기간에 주가가 너무 오른 것에 대해 정책당국자나 시장참여자들이 느끼는 부담은 높은 것이 요즘 분위기다.

주가 예측에 심리를 중시하는 조지 소로스의 재귀(reflexibility) 가설에 따르면 증시여건이 좋다 하더라도 투자자 가운데 과열로 느끼는 사람이 많아질 경우 주가는 떨어지게 된다.

또 심리학자인 카너먼과 트버스키의 전망(prospect) 이론을 보더라도 현재 상태가 과열로 여겨진다면 투자자들은 위험기피적 성향으로 변해 위험자산인 주식투자를 가능한 한 자제하게 된다.

연일 상승하고 있는 시장금리도 부담이 되고 있다.

세계 증시의 대표금리 격인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한 나라의 적정금리 수준을 따지는 피셔 공식이나 테일러 준칙으로 평가해 보면 이제는 어느 정도 적정 수준에 와 있다.

벌써부터 지난 5년 동안 지속돼온 저금리 시대가 끝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견해까지 대두되고 있다.

당분간 시장금리는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연초 전망과 달리 세계 경기가 크게 둔화되지 않으면서 총수요 면에서 인플레 갭이 발생하고 있다.

총공급 면에서도 원자재 가격 고공 행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농산물 가격은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이란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로 이상급등 현상을 보이고 있어 갈수록 인플레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나라의 금리 체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시장금리가 올라가면 정책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

이미 적정 수준에 도달한 상황에서 금리가 더 올라가면 차익(arbitrage)거래를 통해 투자해온 각종 펀드를 비롯한 투자자들의 차입비용이 증가해 기존에 투자한 자금을 회수하게 된다.

특히 전망 이론대로 투자자들의 위험기피적인 성향까지 높아질 경우 선진국보다 이머징 마켓에 투자한 주식 자금이 급격히 이탈할 가능성이 높아 '나비효과(butterfly effect)'까지 우려된다.

올 여름에는 주가가 현 수준보다 올라갈 것이라는 '낙관론(summer rally)'보다는 '7월 혹은 3분기 조정론(summer correction)'이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게다가 우리의 경우 대통령이 한마디 하면 다른 정책당국자들은 더 춤추고,이미 부동산 투기대책 과정에서 보여준 바와 같이 대통령의 의도대로 안돼 '본때론'까지 나오면 더욱 그렇다.

문제는 올 여름에 증시가 주춤거린다면 그 폭은 얼마나 되고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보다 긴 안목에서 주가는 대통령의 증시 발언과 같은 비 경제적인 요인보다는 경기와 기업실적,인구 구성과 대다수 국민들의 자산운용 방식 등에 의해 결정된다.

올 하반기 이후 세계 경기와 우리 경기는 회복 국면에 접어든다.

기업실적도 갈수록 차별화 현상이 심해진다 하더라도 시장지배력이 강한 기업 위주로 실적이 개선돼 평균 수준은 높아진다.

국가마다 차이는 있으나 세계 인구 구성으로 보면 저축보다 투자에 더 적극적인 40~50대 계층들이 최소한 2010년까지는 지탱하고 있다.

따라서 신용거래를 통해 저가주만 대상으로 주식을 투기하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주식을 저축'처럼 우량주와 가치주 위주로 장기 투자하거나 간접 투자하는 사람들은 올 여름 휴가를 떠날 때 주식을 팔고 갈 필요는 없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