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고메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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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 리 < 하나로텔레콤 부사장 janice.lee@hankyung.com >
필자와 함께 3년째 일하고 있는 도미니크 고메즈 부사장은 점점 한국인이 돼 가고 있는 외국인이다.
한국 근무가 처음인 그가 한국사람처럼 행세할 때는 나조차 외국인이란 것을 잊어버릴 때가 있다.
그는 회사가 어려운 시절 실적 개선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한국에 왔다.
30년 동안 AT&T 등 유수의 세계적 통신회사에서 쌓은 그의 경험과 통찰력이 우리 직원들의 노력에 더해지면서 회사의 실적은 계속 좋아지고 있다.
고메즈 부사장은 회사에서 고 부사장으로 불린다.
직원들이 '고메주'란 별명을 붙여줬는데,그는 후에 메주의 뜻을 알고는 박장대소하며 그 별명을 더 좋아했다.
고씨 성을 가진 임직원을 형제라며 반갑게 아는 척할 때는 참 웃긴다.
'고메주'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은 청국장이다.
아니,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다.
그래서 '고메주'와 식사할 때 단골 메뉴는 청국장이다.
우리도 냄새가 난다며 피하는 청국장을 외국인에게 이끌려 먹으러 가는 경험은 참 희한하다.
게다가 벽안의 외국인이 청국장을 밥에 비벼 쓱싹쓱싹 맛있게 먹는 모습이라니,식당 주인도 손님들도 신기하게 바라본다.
여느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하는'고메주'는 우리 문화의 장점을 "타인에 대한 다정한 배려"라고 말한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거의 90도 각도로 인사를 하고 꼭 두 손으로 명함을 건넨다. 상가(喪家)에 가면 반드시 큰절을 하고 오랫동안 남아 있는다. 회의 때도 우리말이 우선이며,통역과 함께 참석해 영어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부담을 덜어준다. 운전기사의 자녀에게 장애가 있다는 말을 듣고는 그를 일찍 퇴근시키기 위해 늦은 볼 일은 택시를 타고 가곤 한다.
그는 이런 행동을 우리나라에 와서 배운 '다정한 배려 문화' 덕분이라고 말한다. 이런 '고메주'가 무척 고맙다.
그는 입버릇처럼 가장 훌륭한 자질과 소양을 갖춘 한국사람들과 같이 일하고 있는 지금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직원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직원들을 평가할 때도 그들에 대한 존경과 자긍심을 표현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그는 우리 회사와 한국 기업을 위해 하트웨어(heartware)와 글로벌 경쟁력을 말한다.
머리보다는 가슴으로 열정을 공유하는 하트웨어가 무엇보다 중요하며,마음으로 통하는 조직이 가장 뛰어나다고 강조한다. 또 우수한 역량의 우리 기업들이 세계무대로 뻗어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고메주' 부사장을 볼 때마다 나는 그만큼 우리 문화를 사랑하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때론 동료로,때론 인생 선배로서 많은 것을 깨닫게 해준 '고메주'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아울러 변함없이 한국과 한국인을 사랑해주기를 바란다. '고메주'를 위해 청국장 잘하는 집을 알아놔야겠다.
필자와 함께 3년째 일하고 있는 도미니크 고메즈 부사장은 점점 한국인이 돼 가고 있는 외국인이다.
한국 근무가 처음인 그가 한국사람처럼 행세할 때는 나조차 외국인이란 것을 잊어버릴 때가 있다.
그는 회사가 어려운 시절 실적 개선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한국에 왔다.
30년 동안 AT&T 등 유수의 세계적 통신회사에서 쌓은 그의 경험과 통찰력이 우리 직원들의 노력에 더해지면서 회사의 실적은 계속 좋아지고 있다.
고메즈 부사장은 회사에서 고 부사장으로 불린다.
직원들이 '고메주'란 별명을 붙여줬는데,그는 후에 메주의 뜻을 알고는 박장대소하며 그 별명을 더 좋아했다.
고씨 성을 가진 임직원을 형제라며 반갑게 아는 척할 때는 참 웃긴다.
'고메주'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 음식은 청국장이다.
아니,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다.
그래서 '고메주'와 식사할 때 단골 메뉴는 청국장이다.
우리도 냄새가 난다며 피하는 청국장을 외국인에게 이끌려 먹으러 가는 경험은 참 희한하다.
게다가 벽안의 외국인이 청국장을 밥에 비벼 쓱싹쓱싹 맛있게 먹는 모습이라니,식당 주인도 손님들도 신기하게 바라본다.
여느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하는'고메주'는 우리 문화의 장점을 "타인에 대한 다정한 배려"라고 말한다.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거의 90도 각도로 인사를 하고 꼭 두 손으로 명함을 건넨다. 상가(喪家)에 가면 반드시 큰절을 하고 오랫동안 남아 있는다. 회의 때도 우리말이 우선이며,통역과 함께 참석해 영어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부담을 덜어준다. 운전기사의 자녀에게 장애가 있다는 말을 듣고는 그를 일찍 퇴근시키기 위해 늦은 볼 일은 택시를 타고 가곤 한다.
그는 이런 행동을 우리나라에 와서 배운 '다정한 배려 문화' 덕분이라고 말한다. 이런 '고메주'가 무척 고맙다.
그는 입버릇처럼 가장 훌륭한 자질과 소양을 갖춘 한국사람들과 같이 일하고 있는 지금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직원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직원들을 평가할 때도 그들에 대한 존경과 자긍심을 표현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그는 우리 회사와 한국 기업을 위해 하트웨어(heartware)와 글로벌 경쟁력을 말한다.
머리보다는 가슴으로 열정을 공유하는 하트웨어가 무엇보다 중요하며,마음으로 통하는 조직이 가장 뛰어나다고 강조한다. 또 우수한 역량의 우리 기업들이 세계무대로 뻗어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고메주' 부사장을 볼 때마다 나는 그만큼 우리 문화를 사랑하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때론 동료로,때론 인생 선배로서 많은 것을 깨닫게 해준 '고메주'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아울러 변함없이 한국과 한국인을 사랑해주기를 바란다. '고메주'를 위해 청국장 잘하는 집을 알아놔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