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공연에서 처음으로 주연을 맡았지만 의외로 담담하네요.

조연을 맡을 때도 늘 주연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인가 봅니다."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를 뮤지컬로 꾸민 작품 '맨 오브 라만차'(8월3일~9월2일,LG아트센터)의 주연을 맡은 정성화씨(33)는 "주인공이 됐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서 대형 스타인 조승우씨와 더블 캐스팅된 정씨는 조씨 못지 않은 연기력과 가창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실 처음 제의받은 배역은 돈키호테가 아니라 그를 따라다니는 '산초'였어요.

하지만 돈키호테만큼은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래 부를 때의 음역대부터 캐릭터까지 저와 딱 맞았거든요.

결국 '산초'역을 거절하고 주인공 오디션을 봐 통과했습니다."

그는 "자신감이 있지만 긴장도 많이 된다"고 털어놨다.

작품이 철학적인 주제도 함께 담고 있어서다.

그래서 뮤지컬 연습시간 외에는 돈키호테와 관련된 책을 읽으며 인물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다.

그가 생각하는 돈키호테는 '미친 사람'이 아니라 미치기를 '선택'한 사람이다.

"돈키호테는 자신의 이상을 좇으며 살다 간 사람입니다.

어쩌면 가장 용감한 인물일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는 관객들마저 자신처럼 심각하게 작품을 보는 것을 원치 않는다.

'맨 오브 라만차'는 기본적으로 즐겁고 재미있는 뮤지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극장에 와서 웃고 즐기면 그만이지 고민하고 분석하려 애쓰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