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도시지역의 공장 노동자 부족 현상으로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공장을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는 등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칭다오에서 의류를 만드는 장안봉제는 적정 인력의 60%밖에 구하지 못해 공장을 부분 가동하는 등 칭다오와 광저우 지역을 중심으로 인력난을 겪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24일 중국 사회과학원이 내놓은 인력 공급 전망은 이 같은 우려를 더해준다. 사회과학원은 17개 성(省)의 2749개 지역을 조사한 결과 74%가 도시에 공급할 잉여 노동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고 밝혔다.

5억명의 농촌지역 노동력 중 농업에 필요한 최소 인력 1억7000만명과 농촌지역의 기업에 다니는 1억5000만명 등을 제외하고 나면 전국적으로 도시에 공급할 수 있는 잉여 노동력은 2000만명에서 7000만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연간 10%의 성장세를 유지한다고 볼 때 2009년 절대 노동인구 부족 사태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상황은 중국도 기업들이 저임금 농촌인력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해 임금 상승 압박에 시달리는 '루이지안 터닝 포인트(Lewisian turning point·루이스 전환점)'에 달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사회과학원은 분석했다.

실제 2003년 570위안(약 6만8000원)이던 상하이 지역의 최저임금은 750위안(약 9만원)으로 올랐다. 여기에다 복지비용과 시간외 수당을 합치면 실제 임금은 1200위안(약 15만원·삼성전자 중국공장의 생산직 근로자 임금 수준) 정도로 높아져 기업들이 채산성을 맞추기 어렵다는 것이다.

칭다오에서 니트의류 사업을 하는 김태호 사장은 "시골 기술학교에 찾아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졸업과 동시에 수습사원으로 데려오기도 하지만 이직이 잦다"며 "많은 기업들이 동부연안의 공장을 후난성 등 내륙으로 이전하거나 아예 동남아로 옮기는 등 인력난 타개를 위해 골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우덕 기자/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


◆루이지안 터닝 포인트(Lewisian turning point)=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아더 루이스의 이름을 딴 개도국 경제발전 단계 이론. 루이스는 농촌의 값싼 인력이 도시의 산업 분야로 진출하면서 제조업이 저임금 인력으로 발전을 지속하다 더 이상 값싼 인력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전체적으로 임금도 오르고 고성장도 둔화하는 현상을 체계적으로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