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까지 조용하던 동탄 제1신도시 전세시장이 이달 들어 꿈틀거리고 있다.

이달 초 분당급 신도시로 동탄2지구가 확정되자 수원 오산 등 인근 지역에서 앞으로 공급(우선공급물량 30%)될 신도시 아파트 당첨을 겨냥한 이사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부터 입주가 이뤄지고 있는 시범단지 전세물량이 빠르게 소진되면서 가격도 최근 한 달 새 최고 2000만원 이상 올랐다는 게 현지 중개업체의 설명이다.

◆수요몰려 전셋값 껑충

24일 현지 중개업계에 따르면 올 1월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동탄 제1신도시 시범단지 전셋값이 이달 초 동탄 제2신도시 발표 이후 평형에 따라 500만~2000만원가량 올랐다.

지난달 8500만원 수준이었던 KCC 스위첸 32평형은 최근 9500만원으로 1000만원가량 상승했다.

현대아이파크 34평형도 같은 기간 9000만원에서 1억~1억1000만원까지 뛰었다.

동탄 제1신도시 내 신세계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시범단지 입주율이 80%에 이르면서 전세물량이 줄어든 데 반해 신규 수요는 증가한 결과"라며 "전세수요가 많은 30평형대는 매물을 내놓기가 무섭게 소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공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동탄 인근의 오산 수원 등지에서 동탄 제2신도시 당첨을 겨냥해 들어오는 전세수요가 늘고 있다"며 "하지만 거리가 멀어 출·퇴근이 어렵기 때문에 서울에서 오는 전세수요는 없다"고 말했다.

반면 매매시장은 호가만 약간 올랐을 뿐 매수세가 없어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래미안 32평형은 동탄 제2신도시 발표 이전 호가가 4억3000만~4억4000만원에서 최근 4억7000만~4억8000만원으로 올랐지만 수요자를 찾아보기 힘들다.

현지의 한 공인중개사는 "올 들어 동탄지역 500여개 공인중개소의 매매 거래실적이 30여건에 불과할 정도로 매매시장은 얼어붙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동탄 2신도시 청약 겨냥한 전세수요 증가세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동탄 제2신도시에 공급예정인 아파트 물량은 모두 10만가구다.

이 가운데 국가유공자 등에 대한 특별공급분을 뺀 8만7000가구가 일반분양될 물량이다.

여기서 화성지역 주민에게 우선공급될 물량은 2만6100가구(전체의 30%) 정도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5월 말 현재 화성 지역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1~3순위를 통틀어 5만1698명.이들이 모두 동탄 제2신도시에 청약한다 해도 경쟁률은 1.98 대 1에 그친다.

2명 중 1명은 당첨된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현지 중개업계에서는 동탄 제1신도시 전세는 '당첨보증부 전세'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입주 대기물량 많아 추가상승 힘들듯

중개업계에서는 동탄 제2신도시 청약을 노린 전세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동탄 제1신도시 전셋값 상승이 오래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장 오는 9월이면 기존 시범단지 입주물량(6587가구) 수준인 6456가구가 추가로 쏟아지기 때문이다.

파크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입주물량이 쏟아져 나오면 전셋값은 당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호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동탄 제2신도시 입성을 노리는 수요자들은 지금 예상하는 평당 800만원대 분양가와 2010년 공급일정이 제대로 지켜질지에 대한 상황도 고려해 보고 전세이주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탄(화성)=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