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낙환 이사장은 '한국에서 가장 바쁜 80대'다. 그는 40여년 동안 매일 새벽 4시 이전에 기상한다. 기상 즉시 맨손체조를 하고 냉수마찰을 한다. 겨울에는 4시30분, 여름에는 4시에 집을 나와 삼청공원을 조깅한다. 주말 산행도 해외출장 외에는 거르는 법이 없다. 그는 근면하다. 아직도 이면지를 메모지로 쓴다. 회식때 건배도 술 대신 물로 한다. "과식과 알코올은 노화촉진제나 다름없다"는 평범한 건강상식을 실천해온 것이 '80 청년'의 비결이다.

이런 건강과 정신력으로 남들이 노후를 계획하는 53세 때인 1979년 부산백병원과 인제대학을 설립했다. 10년 뒤인 1989년 서울 상계백병원을,또 10년이 흐른 1999년 73세에 일산 백병원을 개원했다.

그는 앞으로 최소한 10여년 이상 현역으로 뛸 생각이다. 그는 자서전에서 열혈청년 같은 노익장을 과시하는 외국 기업인들을 칭송하고 있다. "87세의 나이에 GM자동차 지분을 인수하겠다고 나선 커크 커코리언은 지금도 카지노 호텔 등 다양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81세로 거대 미디어 그룹 바이어컴을 이끌고 있는 섬너 레드스톤은 현재 소유한 회사들을 모두 65세가 넘어서 일궈냈다. 그는 요즘도 새벽 5시에 일어나 자전거 타기로 하루를 시작한다. 최근 AIG 회장직에서 물러난 모리스 그린버그도 80세이고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도 74세로 은퇴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그의 인생은 한국의료계 변천사나 다름없다. 의사 삼촌 백인제 박사의 영향을 받아 의학도의 길을 시작한 그는 6·25 때 인생의 등불이던 삼촌과 아버지가 납북당하자 백병원 경영자로 변신,전국적인 병원으로 키우고 인제의과대학을 설립,종합대학으로 발전시켰다. 이제 그는 여생을 한국 의료계의 마지막 과업인 '글로벌 의료 허브 구현'에 쏟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