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타반 톨고이(Tavan Tolgoi) 광산을 잡아라.'

세계 최대 유연탄광인 몽골의 타반 톨고이 광산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한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올 가을 국제 입찰을 앞두고 러시아와 중국이 이미 몽고에 어마어마한 선물보따리를 푼 데 이어 일본도 철도망 건설을 제의하고 나섰다. 한국은 오는 28일 이재훈 산업자원부 제2차관을 단장으로 민.관합동 자원사절단을 몽골 현지에 파견,투자의향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한국은 특히 발전소 건설 등 인프라 구축을 내세워 지분 인수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어떤 광산이길래

유연탄은 난방뿐 아니라 발전소를 가동하거나 제철소에서 철광석을 녹이는 연료 등으로 사용되는 광물이다. 세계 유연탄 가격은 원유 가격 급등 및 중국 등의 수요 급증에 따라 2003년 t당 37달러에서 최근 75달러로 2배 이상 올랐다. 한국은 연간 6000만t 이상의 유연탄을 수입해 오고 있다.

타반 톨고이 광산은 현재 연간 100만t을 채굴하는 노천탄광이다. 하지만 매장량은 50억t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몽골정부는 내년부터 본격 개발에 들어가 2014년께에는 연간 8000만t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매장량 가운데 적어도 10%,많게는 3분의 1가량이 연료용 석탄보다 3배 이상 가격이 비싼 제철용 코크스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외국 어떻게 뛰고 있나

몽골 정부는 올 하반기 중 이 광산에 대한 몽골 측의 지분을 확정 짓고 나머지는 국제 입찰을 통해 매각할 계획이다. 몽골 측은 광산개발에 80억달러,발전소 송수관 철도 등의 인프라 구축에 62억달러 등 총 142억달러 규모의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는 이 광산 개발을 염두에 두고 2004년 몽골에 110억달러의 국가 채무를 탕감해 줬다. 또 세베르스탈,베이직 엘레먼트,레노바 등의 업체가 컨소시엄을 이뤄 50억달러를 투자해 타반 톨고이 광산을 단독개발하겠다고 제안했다. 중국 역시 탄광업체인 셴화가 50억달러 투자 및 단독개발을 제시한 상태다.

일본은 미쓰이 미쓰비시 스미토모 등이 컨소시엄을 이뤄 지분 인수에 나서고 있다. 일본 정부도 이를 측면지원하기 위해 민.관합동협의를 구성했으며 철도망을 건설해 주겠다고 나서고 있다. 이외에 독일의 지멘스와 호주의 BHP빌리턴도 뛰어들었다.


◆한국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까

한국도 이 광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상외교를 펼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해 5월 몽골을 방문해 자원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데 이어 지난달 엥흐바야르 남바르 몽골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이 광산에 한국 업체의 참여를 요청한 바 있다.

또 광업진흥공사가 주축이 되고 한전 포스코 삼성물산 대우인터내셔널 경남기업 STX 등이 참여하는 한국 컨소시엄을 구성,국제입찰에 본격 대비하고 있다. 컨소시엄의 한 관계자는 "총 지분 중 20%의 지분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금액으로 치면 약 30억달러 수준"이라고 말했다. 만약 몽골 측이 매각 지분을 50% 이하로 정할 경우 최소한 10~15%의 지분을 인수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28일 이재훈 산자부 차관을 단장으로 몽골을 방문하는 민.관합동 자원사절단은 발전소 송수관 철도 송전관 도로 등 인프라에서 한국의 노하우를 집중 부각시킨다는 계획이다. 또 한국과 몽골이 인종적 역사적 문화적으로 형제의 나라라는 점도 내세운다는 전략이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