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를 보면 유행을 알 수 있다.

광고회사는 유행 코드를 미리 읽어 제품의 주목도를 높이고 긍정적인 연상 효과를 내기 위해 '트렌드(유행) 마케팅'을 활용한다.

소비자들이 제품의 물리적인 속성을 중시하던 과거와 달리 제품 제조 철학,브랜드 가치,디자인 독창성 등 감성적인 요소를 중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니스커트 폰'으로 불리는 삼성전자의 애니콜 휴대폰이 인기다.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미니스커트 패션을 휴대폰 마케팅에 접목시킨 것.오랜만에 친구들과 화려한 외출을 즐기는 전지현 앞에 갑자기 미니스커트 단속반이 출현한다.

초미니스커트의 유행에 맞춰 거추장스러운 치마를 확 잘라내라는 경찰의 판결에 따라 시원하게 스커트 밑단을 찢어내 과감한 '미니스커트'로 만들어 버린다.

미니스커트 폰도 필요 없는 부분은 과감히 잘라내고 섹시한 라인을 살린 디자인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KTFT의 '크리스탈 폰'은 메탈(금속) 느낌의 반짝거림에 착안,신데렐라의 유리구두를 휴대폰으로 연결지어 동화적 분위기를 연출했다.

'슈렉3','캐리비안의 해적','해리포터' 등 판타지 영화의 붐을 반영한 것.종이 울리자 신데렐라가 유리구두 대신 '크리스탈 폰'을 떨어뜨리고 사라진다.

백마탄 왕자(가수 세븐)가 신데렐라와의 갑작스러운 이별을 아쉬워하며 휴대폰을 열자 "돌려주실 거죠?"라는 영상 통화 메시지가 뜬다.

삼성의 '보르도 TV'는 지난해 와인 열풍을 반영한 광고다.

일찌감치 와인의 유행을 예감하고 와인잔을 형상화한 제품을 기획,'보르도'라는 와인의 이름을 붙였다.

와인과 보르도 TV가 동시에 인기 고공 행진을 펼쳤다.

유행을 제때 반영해 광고를 제작하기란 매우 어렵다.

하지만 유행과 맞물릴 경우 그 파급 효과는 경제적인 가치를 훨씬 웃돌 수도 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