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호 한국투자증권(한국증권) 사장은 25일 "국내 최고의 종합증권사로 성장하기 위해 대형 증권사를 인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취임 100일을 맞은 유 사장은 "국내 대형 증권사들은 대부분 대기업 또는 은행 계열이어서 매물로 나오기가 쉽지 않다"며 "하지만 자본시장통합법 이후 업계 상황을 감안하면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중소형 증권사는 인수 효과가 없어 M&A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증권은 유 사장 취임 이후 글로벌 증권사로의 변신을 위해 가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증권사로는 처음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지에 진출했으며 사업도 주식매매 자산관리 기업금융을 결합시켜 글로벌 투자은행과 같은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구조로 개편 중이다.

유 사장은 취임 전부터 신흥시장의 진출 필요성을 역설해온 '해외통'이다.

평소 "영국 베어링증권이 일찍부터 이머징마켓에 진출해 자국 기업들의 현지 진출에 첨병 역할을 했었다"며 "금융시스템이 뒤처진 아시아 지역을 선점하는 것이 국내 기업에 더 많은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한국증권은 인도네시아 증권사 인수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베트남에서도 조만간 현지업체와 합작증권사를 세울 예정이다.

유 사장은 "빠르면 2∼3개월 내 베트남에 합작증권사를 설립할 것"이라며 "베트남 인도네시아에 이어 카자흐스탄 동유럽 등을 잇는 금융실크로드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해 106개에 달하는 전국 점포망을 대대적으로 재편할 계획이다.

또 직원 보상도 국내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