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지역 농협들이 농민 조합원들이 도정을 맡긴 쌀을 빼돌려 판매대금을 착복하는 등 잇단 물의로 심각한 도덕적 해이에 빠져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25일 전남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광주·전남지역 농협지점과 미곡종합처리장 등이 사채업자와 짜고 수억원대의 속칭 '쌀깡'을 해왔다는 정황이 포착돼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채업자가 급전이 필요한 서민을 상대로 농협에서 쌀을 구매한 것처럼 신용카드 결재 등을 통해 가짜 매출전표를 작성한 뒤 선이자를 떼고 현금을 만들어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농협은 사채업자에게 신용카드 가맹점 명의를 빌려줬으며 사채업자에게 건넨 쌀은 시세보다 싼값에 도·소매업자에게 팔려나간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또 완도군 청해진농협 지점장 장모씨(46)와 미곡처리장 전 소장 김모씨(49) 등 농협 직원 2명은 농민들이 도정을 맡긴 쌀을 빼돌려 판매해오다 지난 22일 경찰에 업무상 횡령 혐의로 구속됐다.

미곡처리장 전 공장장 문모씨(41) 등 농협직원 3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이들은 2001년부터 2006년까지 농민들이 도정을 맡긴 쌀 248t을 빼돌려 판매해 2억9500만원을 챙기고 기자재 구입 가격을 부풀려 6000만원을 착복하는 등 모두 4억6000여만원을 챙긴 혐의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