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가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 시절 현대건설과 하이닉스반도체 부실 책임과 관련,상속인인 현정은 회장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소송 대상엔 현 회장 외에 김윤규,이내흔 전 사장 등 현대건설 전직 임원 7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예보 부실채무기업 특별조사단은 25일 현 회장 등을 상대로 과거 현대건설 및 하이닉스반도체가 금융기관에 초래한 손해에 대해 7월 중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보가 공적자금 투입을 초래한 부실 기업주 등에 대해 직접 손배소를 제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는 예금자보호법 제21조 규정에 따른 것이다.

예보에 따르면 고 정몽헌 회장 등 현대건설 전직 임원 8명은 1998회계연도에 분식 재무제표를 이용해 옛 조흥은행(현 신한은행) 등 7개 금융기관으로부터 불법 대출을 받은 뒤 이를 갚지 않아 276억원의 손해를 초래했다.

또 하이닉스반도체 전직 임원 4명은 1999회계연도에 분식 재무제표를 이용해 제일은행으로부터 불법 대출을 받고도 이를 갚지 않아 15억원의 손해를 입혔다.

예보는 이에 따라 지난 3월 신한은행 및 SC제일은행 등 해당 채권금융기관에 대해 손배소송을 제기하도록 요구했으나 이들 은행이 예보가 요구한 시한인 이달 15일까지 소송을 제기하지 않아 직접 소송을 내기로 했다.

이와 관련,현대그룹 관계자는 "채권 금융기관에서도 충분히 검토해 보고 실익이 없다고 판단해서 소송을 안 한 것인데 예보가 왜 무리하게 소송을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