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 하락과 대(對)중국 수출 호조로 인한 수혜가 예상되는 반도체 기계 고무·타이어 업종 등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일본과 경쟁 관계인 국내 수출업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들 업종은 일본에서 원재료를 수입하고 있어 원가 절감이 예상되는 데다 중국 수출 비중도 높아 중국의 경제성장으로 인한 혜택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원·엔 환율 하락과 증시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100엔당 원화 환율이 750원 밑으로 하락함에 따라 자동차와 철강 조선 전자 등 주력 수출 분야에서 일본과의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수출단가 인하 같은 대책이 필요하지만 주요 수출업체들은 채산성 악화를 우려해 적극적으로 수출 가격을 낮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원·엔 환율 하락 속에 수출단가 인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수출액은 두 자릿수 증가를 지속하고 있다.

상당수 수출업체가 중국의 경제성장과 교역량 증가 등으로 인해 혜택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소재용 대한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당분간 일본과 미국의 통화정책 변경이 없을 것으로 예상돼 원·엔 환율은 하락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며 "대중국 수출 증가의 혜택과 동시에 원·엔 환율 하락으로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업종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투증권에 따르면 원·엔 환율 하락으로 수혜를 입는 업종은 일본으로부터 원자재를 많이 구입하는 기계 화공 철강 비철금속 전기전자 고무·타이어 등이다.

또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업종은 선박과 전기전자 기계 섬유 고무·타이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중국 경제성장으로 인한 수혜뿐만 아니라 원·엔 환율 하락으로 이중의 혜택을 입을 수 있는 업종은 반도체와 기계류 고무·타이어 등이 꼽혔다.

철강 및 화공 업종도 일정한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소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에서 주요 원자재를 수입하고 이를 재가공해 중국에 수출하는 기업은 엔화 약세와 중국의 고성장으로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가 경쟁력 갖춘 실적주 주목

원·엔 환율 하락과 중국 경제성장의 동시 수혜가 예상되는 반도체 업종에서는 삼성전자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김영준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3분기 이후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하이닉스도 하반기 D램 출하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기계 업종도 플랜트 해외 수주 물량 증가와 해외 부품 생산 확대에 따른 원가 절감으로 실적 호전이 전망되고 있다.

성기종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기계 수출 확대와 플랜트 업체의 고성장이 기대되고 있으며 장기적 관점에서 태광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LS산전 등의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NH투자증권은 한국타이어 평화정공 경창산업 등을 추천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