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대구 경북 등 광역자치단체들이 민간기업과 손잡고 지역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창업투자회사를 잇따라 설립하고 있다.

지자체가 보증기금 등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중소기업을 단독 지원하던 자금까지의 방식에서 벗어나 민간의 투자마인드와 접목한 것.

전문가들은 지자체의 '행정력과 예산지원'에 민간기업의 '비즈니스 마인드와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합칠 경우 지역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라는 과제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부산시와 그린화재해상보험은 내달 2일 부산시청에서 허남식 부산시장과 이영두 그린화재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창투사 설립을 골자로 한 '부산지역 기업 육성 및 부산으로의 기업 유치를 위한 공동투자 등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고 25일 밝혔다.

창투사의 자본금은 70억원으로 부산시 산하기관인 부산테크노파크가 20억원,그린화재가 50억원을 각각 출자한다.

정식 설립시점은 내년 1월로 잡고 있다.

그린화재는 창투사 설립과 운영을 수행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구성하고 부산시는 사외이사 파견 등을 통해 창투사 운영에 참여할 계획이다.

이 창투사는 정보기술과 나노 소재 개발 등 융합기술에 기반한 정보기술(IT)산업,영화,한류 기반 영상콘텐츠,자동차부품,조선,기계 등의 분야에서 우수기업을 발굴·지원할 방침이다.

시와 그린화재는 창투사가 설립되면 외국 기관투자가,지역 대기업 등이 참여하는 2000억원 규모의 투자조합도 결성하기로 했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창투사를 중심으로 신성장산업 유치와 한계기업 구조조정에 나섬으로써 지역기업의 가치가 올라가고 신규고용 창출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구시와 경상북도도 두 지역 경제통합의 시너지효과를 겨냥한 첫사업으로 창투사 설립을 택했다.

대구·경북지역 은행 및 기업 등과 공동출자해 만든 대경창업투자의 자본금은 70억원으로 대구시와 경북도가 5억원씩,대구은행(10억원),삼보모터스(5억원),DMS(5억원) 등 5개 기관과 신장철 태호에셋 대표, DMS 2대 주주인 송준호씨 등 개인 2명이 20억원씩 출연했다.

대경창투는 최근 첫사업으로 300억원 규모의 벤처펀드인 '희망경제투자조합 1호'의 결성 총회를 열고 투자활동에 본격 들어갔다.

이 회사는 사업설명회와 투자실무위원회를 거쳐 성장가능성이 높은 유망 중소 벤처기업을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펀드운영집행조합 경영진과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투자심의위원회에서 대상 기업을 최종 결정한다.

조합의 수익성 증대 및 네트워크 활용을 위해 수도권소재 대형 벤처캐피털과의 연계투자도 병행할 방침이다.

올해 150억원 정도를 투자하고 향후 연차적으로 3년에 걸쳐 50억원씩을 투자해 나갈 예정이다.

대구시는 금년 하반기에 정부가 지원하는 모태펀드가 참여하는 지역특화전문투자조합인 200억원 규모의 2호 펀드도 구성할 계획이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지자체가 공동으로 투자하는 창투사는 경영 이익을 우선으로 하는 펀드투자가가 결정하는 만큼 해당지역 투자 비율이 전체의 30% 선에서 그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투자업체 결정 때 지자체의 간섭에서 벗어나야 하는 점도 관건이다.

부산=김태현/대구=신경원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