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야할 일을 꼭 하자."

조석래 회장취임 이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내부 홈페이지 첫 화면에 쓰여진 글귀다.

27일로 '조석래호(號)' 출범 100일을 맞은 전경련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슬로건이다.

회장 선임 과정에서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조석래호 100일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무엇보다 '재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전경련 본연의 역할을 되찾아가고 있다.

조 회장은 취임 당시 △규제 개혁을 통한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 △회원 중심의 전경련 운영 등을 기치로 내걸었다.

기업,즉 회원사가 없으면 전경련도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해야할 일'들이 빠른 속도로 구체화되고 있다.

25일에는 기업 관련 규제를 전수조사할 규제개혁추진단이 출범했고,격월로 갖는 회장단회의 외에 회장단 소모임도 신설해 회원사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청취하고 있다.

정부와 노동계에 대한 쓴소리도 거침 없다.

조 회장은 지난 4월24일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 참석해 "우리 경제 성장이 세계 경제 평균에도 못 미치고 있고,아시아 15개국 중 일본을 빼면 거의 꼴찌 수준"이라며 "각종 규제를 풀어 기업들이 신바람나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기회 있을 때마다 "후진적인 노사관계를 선진화해야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되살아난다"며 노동계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경련 내부 조직에 대한 혁신에도 적극적이다.

사무국에 혁신팀을 신설하는 한편 일본 게이단렌 인사를 초청해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아직 초창기이기는 하지만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려는 전경련의 변화는 긍정적"이라며 "다만 4대 그룹을 포함한 회원사들의 호응이 어느 정도 따라줄 지가 관건"이라고 평가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