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茶)를 마시는 것은 맛과 색,그리고 향을 함께 즐기는 것이라고 한다.

차에는 다섯 가지 맛이라고 하는 단맛,쓴맛,떫은 맛,고소한 맛,신맛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자생차의 색깔은 색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다는 다갈색이다.

덖음차의 냄새는 오묘하다 할 정도로 우리 전통음식의 여러 향기를 머금고 있기도 하다.

차를 우려내고 대접하는 마음은 더욱 각별하다.

물을 끓이고 나서 식히고,차가 우러나기를 조용히 기다린다.

이러는 동안 급하고 성난 마음은 사라지고 어느덧 안정된 마음이 자리를 잡게 된다.

차생활을 통해 예절이나 법도를 함께 익히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다.

이처럼 차는 단순히 마시는 것 이상이었기에 우리 조상들은 차생활을 중요하게 여겼다.

다산 정약용이 강진에서의 18년 유배생활을 견딜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그윽한 차향기 덕분이었으며,추사 김정희 역시 제주도의 유배생활 동안 차를 유일한 친구삼아 지냈다.

특히 다성(茶聖)으로 불리는 조선시대 말기의 초의선사는 전통차에 반한 나머지 '동차송(東茶頌)'을 지어 우리 차의 우수성을 널리 알렸다.

동의보감에 나오는 차의 효능은 그야말로 현란하다.

"정신을 진정시키고,소화를 돕고,머리와 눈을 맑게 하며,소변을 잘 나오게 하고,소갈증이 멈추어진다"고 했다.

민간요법의 약재로 차가 널리 쓰였음은 물론이다.

우리 전통문화의 한 부분을 차지했던 차는 커피와 청량음료 등 서양의 기호식품에 밀려 아직까지 뒷전으로 나앉아 있다.

다행히 최근 들어서는 이를 되살리기 위한 행사들이 다양하게 벌어지고 있는데,그중에서도 '국제차(茶)문화대전'은 돋보이는 행사로 꼽힌다.

27일부터 7월1일까지 코엑스에서 국내 최대 규모로 열리는 이 행사에는 국내외 170여개 업체가 참여한다.

중국이나 일본차와는 비교할 수 없이 독특한 향·색·미를 가졌다고 하는 우리의 전통차가,이번 전시회를 통해 그 진가를 드러내면서 널리 보급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