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와 미국계 헤지펀드인 스틸파트너스 사이에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또 다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KT&G주가가 7거래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날 상승은 지난해 경영권 분쟁을 벌여온 스틸파트너스측의 강력한 경고 메시지가 전달된 이후여서 그 의미가 더욱 컸다.

25일 KT&G는 전거래일보다 1400원(2.20%) 오른 6만5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6만7100원까지 급등하며 상승폭을 키우기도 했다.

지난 22일 스틸파트너스측은 KT&G가 신한금융지주의 지분을 매입한 것을 두고 "회사와 무관한 업종에 왜 투자를 하느냐"고 반문한 뒤 "최근의 활황 장에서도 주가를 올릴 수 없다면 회사를 매각하던지 곽영균 대표가 책임을 지고 CEO 자리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로써 KT&G의 주가향방이 스틸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무시할 수 없는 논쟁거리가 된 것이다.

지난 15일부터 하락하기 시작한 KT&G 주가는 지난주말까지 10% 가까운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는 스틸파트너스측의 경고성 멘트와 함께 신한지주 지분매입에 따른 예상치 못한 자금 소요로 인해 주주환원정책의 변화를 우려한 외국인투자가들이 연일 주식을 팔아치웠기 때문으로 증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그런데 KT&G가 이날 상승세로 장을 마감한 것이다. 국내 애널리스트들도 신한지주 지분매입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으며 KT&G의 주가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송광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신한지주 지분인수 금액(약2000억원)을 반영한 분기별 현금수준은 2분기 970억원, 3분기 3400억원, 4분기 2300억원에 달해 2007년도 현금수준에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유가증권과 매각 가능한 부동산 등의 현금화 가능 자산을 합치면 KT&G의 주주환원정책에 있어서 큰 변화는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신한지주 주가가 상승하면 투자 차익이 발생할뿐 아니라 경영권 방어시 주력 사업에 대한 집중도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중장기 관점에서 긍정적인 투자"라고 판단했다.

KT&G는 지난 20일 신한지주의 주식 350만주(지분율 0.92%)를 매입했으며, 단순투자를 위해서라고 지분매입 목적을 밝혔다.

이 물량은 지난 2004년 조흥은행이 신한지주의 100% 자회사로 편입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지분 430 만주에 대해 '합병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발생한 자사주의 경우 3 년 이내에 모두 처분해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매각 고려 중이던 물량의 일부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스틸파트너스는 KT&G의 주주로서 지난달말 현재 3% 가량의 지분을 보유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