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강코스는 '누워서 떡 먹기' 수준

깎아지른 듯한 산비탈,울퉁불퉁한 바윗길,무릎까지 물이 차는 계곡….

길이 아닌 곳을 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길이 아닌 곳에서 더욱 진가를 발휘하는 자동차와 함께.정통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짚의 오프로드 성능을 체험하는 '2007 짚 캠프'가 지난 9일 오대산 일대에서 열렸다.

동호회원과 고객,언론사 기자 등이 탄 100여대의 그랜드체로키와 커맨더,랭글러가 오전 10시 용평리조트를 출발해 오대산국립공원을 거쳐 국내 최고의 오프로드 주행로로 꼽히는 인제 구룡덕봉 아침가리를 지나 다시 용평리조트로 돌아오는 코스.전날 비가 내려 진흙탕이 된 길과 자갈길 등 오프로드 코스만 22km에 이르는 험난한 여정을 짚 그랜드체로키 5.7 헤미와 함께했다.

오대산 중턱에서 점심을 먹은 뒤 기어를 '4단 Low'로 바꾸고 본격적인 '등정'을 시작했다.

웬만한 오르막길은 액셀러레이터에 발을 얹는 듯 살짝만 밟아도 묵직한 힘을 내며 올라갔다.

산길 양옆으로 늘어선 온갖 풀과 나무에 긁히고 부딪치고 차 밑바닥이 바위에 닿아 덜컹거리는 일이 셀 수도 없이 반복됐고 'Z'자로 이어지는 아찔한 비탈길이 끝없이 계속됐다.

내리막과 오르막이 'V'자 형태로 이어진 길이 나타났다.

속도를 떨어뜨리며 조심스레 내려가 앞바퀴는 오르막의 중간에,뒷바퀴는 내리막의 끝에 멈춰섰다.

일정한 속도로 올라오라는 진행요원의 말에 따라 액셀러레이터를 밟았다.

급경사라 그런지 차가 약간 앞으로 가는 듯하더니 더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이러다 뒤로 밀릴까 싶은 생각에 조금 전보다 세게 액셀러레이터를 밟았다.

'부~웅' 하는 소리와 함께 급하게 튕겨나가며 오르막 끝까지 올라섰다.

진행 방향에 서 있던 진행요원이 깜짝 놀라며 옆으로 비켜서고 기자는 급하게 핸들을 틀었다.

진행요원이 가슴을 쓸어내리며 하는 말."이 차는 괴물이에요.

살짝만 밟아도 확 나가요."

오프로드를 달린 지 몇시간.어느새 웬만한 도강 코스는 '누워서 떡 먹기'로 여겨졌다.

5.7ℓ 헤미 엔진을 탑재한 믿음직한 동반자는 범퍼라도 긁힐까 조바심을 내는 도심의 소심한 차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대자연의 품에서 만끽하는 운전의 재미와 자유,해방감.전세계적으로 수만명이 지프에 열광하는 이유를 몸소 느낀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