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스턴스가 운용 중인 두 개 헤지펀드의 청산 위기에서 촉발된 파장이 만만치 않다.

특히 연기금과 기부금펀드 등도 현금화가 쉽지 않은 헤지펀드 등에 전체 자산의 10%를 투자한 것으로 나타나 베어스턴스발(發) 헤지펀드 위기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 주택경기마저 바닥을 헤매는 것으로 나타난 상황이라 금융시장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베어스턴스는 청산 위기에 몰린 HGSC라는 헤지펀드에 지난 22일 32억달러를 긴급 지원키로 했으나 파장은 진정되지 않았다.

HGSC를 포함한 두 개 헤지펀드의 투자원금은 20억달러에 불과한 반면 차입금은 5배인 1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돼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이 영향으로 뉴욕증시는 25일(현지시간) 하락세로 돌아섰다.

26일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증시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문제는 두 개의 헤지펀드 외에 청산 위기에 몰린 헤지펀드가 상당할 것이란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인핸스트 레버리지'란 헤지펀드는 지난 5월 말 현재 손실률이 18%에 달한다고 밝혔다.

역시 문제가 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를 근거로 한 자산담보부증권(CDO)에 중점 투자한 펀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일반 채권 등을 근거로 한 CDO는 작년에만 5030억달러어치가 발행됐다.

이 중 상당수는 헤지펀드가 매입했다.

그러다 보니 수백억달러를 헤지펀드에 운용 중인 골드만삭스 JP모건 씨티그룹 등 대형 투자은행들도 손실률 점검에 부산한 모습이다.

이뿐만 아니다.

헤지펀드에 상당액을 투자한 연기금과 기부금펀드 등에도 불똥이 옮겨붙고 있다.

최근 자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연기금 등도 사모펀드나 헤지펀드,부동산펀드를 비롯한 실물펀드 등 이른바 '대안투자(Alternatives)'를 늘려왔다.

작년 말 현재 전체 운용 자산의 10%에 달할 정도다.

대안투자는 고수익을 얻을 가능성이 있는 반면 쉽게 현금화하지 못한다는 결정적인 단점을 안고 있다.

지금처럼 헤지펀드가 문제가 돼도 쉽게 현금화하는 것이 힘들다.

그러다 보니 베어스턴스 헤지펀드의 청산 위기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5일자에서 지적했다.

신문은 최근 금융시장에 만연한 과도한 대안투자가 이 같은 위기를 초래했으며 쉽게 평가하기 어려운 대안투자가 얼마나 위험한지는 측정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더욱이 주택경기는 여전히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이날 발표한 5월 기존 주택판매 실적은 599만채(연율 환산 기준)로 전달보다 0.3% 감소했다.

중간가격도 작년 동월보다 2.1% 내려 10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루이스 알렉산더 씨티그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모기지 금리 상승과 이에 따른 주택경기 침체의 장기화가 내년까지 미국 경제에 영향을 미쳐 성장률은 올 2.3%,내년 2.6%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헤지펀드 위기는 증시가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어 한동안 불안한 양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잘 나가던 뉴욕증시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과 무분별한 투자에 발목을 잡힌 형국이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