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의 영토 확장 방식이 관심을 끌고 있다.

주식을 직접 사들이는 대신 자금 대여와 채권투자 방식이 주로 활용되고 있다.

영조주택 쌍방울(현 트라이브랜즈) 진로 등에 대한 투자가 대표적 사례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26일 "영조주택의 시흥부지 개발사업에 자금을 빌려준 것은 건설업을 간접적으로 영위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전날 대한전선은 영조주택에 2030억원이 자금을 빌려줘 시흥 땅을 개발하게 하고 향후 5년간 영조주택이 이 사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 중 2200억원을 보장받기로 했다.

그 담보로 받은 게 영조주택 지분 100%다.

만약 영조주택이 사업을 영위하기 힘든 상황이 되면 직접 영조주택을 인수,건설업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대한전선은 2004년 시흥공장 부지를 매각한 후 매각대금 중 1000억원을 받지 못하자 사실상 자금 대여를 통해 사업에 직접 뛰어든 것이다.

대한전선은 과거 쌍방울 인수전에도 자금 대여 방식으로 뛰어들었다. 쌍방울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SBW홀딩스라는 회사에 200억원을 빌려주었으나 상환받지 못하자 주식으로 대신 받고 이어 주식 추가매입을 통해 계열사로 편입해 버린 것이다.

자산관리공사 등 쌍방울 채권단이 매각할 당시 입찰엔 참여하지 않았었다. 대한전선은 2003년에도 진로 인수전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앞서 시장에서 진로 채권을 대량으로 인수,최대 채권자의 지위를 확보한 후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M&A 업계 관계자는 "대한전선의 투자기법은 안전한 채권투자를 통해 수익을 얻고 그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회사를 직접 인수해 턴어라운 시키는 방식으로 직접 주식 인수전에 뛰어드는 다른 회사와 차이점을 보인다"고 말했다.

김태홍 대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영조주택에 대한 투자에서도 대한전선이 실제 지출하는 현금은 650여억원에 불과하다"며 "대한전선이 작년 말 기준으로 6000억원에 이르는 현금성 자산을 갖고 있어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분석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