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성공 비결은 '경기' 보다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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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비즈니스 본고장 미국에서도 가장 인기가 높은 프로야구 메이저 리그는 1990년 이후 시장 규모가 51억달러(약 4조8000억원)로 3배 이상 팽창했다.
그 배경에는 △고객을 흥분시켜 소비를 촉발하고 △티켓 희소성을 높여 가격을 올리고 △경기 외에 '체험'을 파는 '경영 혁신'이 있었다고 일본 경제주간지 닛케이비즈니스(25일자)가 분석했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홈 구장인 '펜웨이 파크(Fenway Park)'에 붙은 '요키 웨이(Yawkey way)'는 경기 3,4시간 전부터 봉쇄된다.
고객들이 시합 전 분위기를 즐길 수 있게 지방자치단체가 5년 전부터 거리를 통제해 야구장 입장 티켓이 있는 사람만 들여보낸다.
이들은 노상의 가게에서 맥주나 핫도그를 사먹고 거대한 창고를 개조해 만든 레드삭스 기념품점에서 쇼핑을 즐긴다.
경기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경기장 주변은 축제 분위기로 달아오른다.
경기장 안에도 고급 레스토랑,바,비어 가든,운동용품 판매장 등이 즐비하다.
펜웨이 파크는 2003년부터 전 좌석 매진 기록을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해 입장료는 2억달러를 돌파했다.
구장 규모는 30개 구단 중 가장 작은 3만8805석이지만 입장료 수입은 뉴욕 양키스에 이어 2위를 기록할 정도로 장사를 잘하고 있다.
펜웨이 파크 입장권은 항상 구하기 어렵지만 구단 측은 새 구장을 지을 계획이 없다.
티켓이 귀할수록 열성 팬들의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입장권 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펜웨이 구장 입장권(평균 가격)은 메이저 리그 최고인 46.46달러로 2위인 시카고 컵스의 34.30달러를 크게 웃돈다.
레드삭스의 고가 정책이 성공하면서 다른 구단들도 기존의 넓은 구장 대신 소형 경기장을 경쟁적으로 짓고 있다.
양키스는 지금보다 관람석을 10%가량 줄인 5만1000석짜리 새 구장을 2009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2년 뒤 양키스 구장 입장권은 더 구하기 어려울 것이다.
뉴욕 메츠 구단도 관람석을 20% 줄인 새 구장을 건설 중이다.
클리블랜드에 본거지를 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엔터테인먼트'를 팔아 성공했다.
이 팀은 40여년간 우승을 못해 1990년대 초반 심각한 경영난을 겪었다.
1931년 건설된 교외의 대형 구장은 7만4400석짜리였으나 평균 1만명을 채우지 못했다.
인디언스는 1994년에 새 구장을 시내 중심부에 세우면서 4만3400석으로 규모를 줄이는 대신 좌석을 그라운드에 바짝 붙여 생동감을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
또 전용 레스토랑이 설치된 '스위트 박스' '클럽 시트' 등 고가 좌석을 대량 만들어 품격 있는 식사를 하면서 경기 관전이 가능토록 했다.
또 경기장 내 키즈 랜드(어린이 놀이방),어린이 용품 전용 매장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설치해 가족 단위 고객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새 구장의 수입은 2년 만에 기존 구장의 세 배 이상으로 늘어났고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1995년 아메리칸리그 우승을 했다.
스포츠 경영 컨설턴트인 스즈키 도모야씨는 "스포츠 비즈니스에서 성공하려면 브랜드 가치를 높여 충성 고객을 늘리는 게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