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협상자 선정… 인수가격 1220억원 제시

셋톱박스 제조업체인 셀런(대표 김영민)이 법정관리를 받고 있는 삼보컴퓨터를 인수한다.

셀런은 27일 삼보컴퓨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다음 달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정밀실사 등을 거쳐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보컴퓨터 매각 주간사인 삼정KPMG는 조만간 이 사실을 발표할 예정이다.

삼보컴퓨터 측과 셀런이 본계약을 맺고 나면 삼보컴퓨터는 법정관리를 조기에 졸업하고 경영 정상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관련업계는 보고 있다.

삼보컴퓨터는 2005년 5월 수원지방법원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삼보컴퓨터 관계자는 "지난 12일까지 인수의향서를 접수해 심사한 결과 우선협상대상자로 셀런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입찰에는 셀런 외에도 지난해 1차 입찰에 응했던 H&T도 참여했다.

셀런이 써낸 인수금액은 1220억원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H&T도 1100억원대 후반을 제시했지만 셀런이 더 많은 금액을 제시해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H&T는 지난해 1차 입찰 때도 단독으로 나섰으나 인수금액 등 조건이 맞지 않아 포기했다.

한때 대만 PC업체인 에이서가 입찰에 참여할 것이란 소문이 돌았으나 응찰하지 않았다.

삼보컴퓨터 매각은 앞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진행된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긴 했지만 계약까지는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특히 지난해에 비해 삼보컴퓨터의 경영 형편은 좋아진 반면 셀런이 제시한 금액이 삼보컴퓨터 측이 희망하는 금액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협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삼보컴퓨터 측은 매각 가격으로 1500억~1600억원을 제시한 반면 우선협상대상자인 셀런은 1220억원을 제시해 400억원정도 차이가 난다.

지난해 삼보가 막판에 1500억원대를,H&T가 1200억원대를 제시했던 것과 비교해도 금액 차는 작지 않다.

삼보컴퓨터는 지난 1분기에 노트북PC 판매가 1년 전에 비해 50% 이상 증가하는 등 실적에서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2분기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삼보컴퓨터를 인수할 유력한 후보로 떠오른 셀런은 1999년 9월 설립된 회사로 주 사업은 셋톱박스 제조이다.

2002년 티컴앤디티비로 상호를 바꿨다가 2005년 세양산업을 인수해 합병한 뒤 셀런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하나로미디어에 하나TV 셋톱박스를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급성장했다.

2005년 매출 478억원,영업이익 71억원이던 것이 지난해 매출 1070억원,영업이익 110억원으로 급증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