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집값은 주택담보대출 규제와 9월로 예정된 분양가 상한제 실시에 따른 매수 대기자들의 관망세가 맞물려 안정세를 띨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수도권에서 공급되는 주택이 최근 3~4년간 계속 줄어드는 데다 올 하반기에 건설업체의 70% 이상이 주택공급 계획물량을 줄일 방침이어서 향후 1~2년 내에 집값이 다시 불안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송파·김포·파주 등 2기 신도시의 아파트 분양이 본격화되는 2009년 전까지는 양도세 완화 등 기존 주택 거래의 숨통을 틔워주는 단기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주택산업연구원은 27일 각각 발표한 '2007년 하반기 건설·부동산경기 전망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분양가 상한제 기대 커

이들 연구원은 수도권 주택공급이 부족하지만 당장 올해 하반기 집값은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총부채상환비율(DTI) 및 주택담보비율(LTV) 규제로 수요자들의 구매력이 떨어진 데다,분양가 상한제로 값이 싼 새 아파트가 공급될 것이란 기대로 주택 구입을 미루는 현상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이 같은 전망을 토대로 올 하반기 전국 집값은 0.5%,수도권은 0.8%의 완만한 상승세를 예상했다.

건설산업연구원 측은 지방 주택시장의 미분양사태 등을 반영,집값이 전국 -1.4%,수도권 -0.9%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건설산업연구원은 하반기 건설시장의 수주 예상물량을 전년 동기대비 15.4% 감소한 52.7조원으로 전망했다.

◆건설사 70% ♥공급 줄일것♥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수도권 주택공급 물량 감소에 대한 대비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수도권의 분양물량을 가늠할 수 있는 선행지표인 사업승인(인·허가) 실적은 2002년 37만6000가구를 정점으로 △2003년 29만7000가구 △2004년 20만가구 △2005년 19만7000가구 △2006년 17만2000가구 등으로 매년 크게 줄어드는 추세다.

올해 6월22일까지 집계한 주택분양 실적도 당초 목표치를 크게 밑돌아 서울과 경기 등은 21.6%,18.5%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나마 건설업체들이 9월 분양가 상한제 실시 전에 분양물량을 늘리고 있지만,당초 목표치를 채우기는 물리적으로 역부족인 상황이라는 게 연구원 측의 전망이다.

이와 관련,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건설업체를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분양가 상한제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분양시장 침체 등의 이유로 응답업체의 70.2%가 올 하반기에 주택건설계획물량을 줄일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에 따라 2009년 2기 신도시 분양이 본격화되기 전까지는 단기적인 주택공급 공백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김현아 연구위원은 "수도권에서는 앞으로 1~2년 안에 신규 공급 감소에 따른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며 "양도세율 하향 조정 등 기존 주택의 거래를 활성화할 수 있는 다양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