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남해안 조선벨트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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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추진되는 중소형 조선소의 앞날이 걱정됩니다. 대형 선박을 만드는 우리와 경쟁할 일은 없지만 조선업계 전체에 직간접적인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거든요."
경쟁적인 중소 조선소 신설로 인한 설비 과잉 여부를 취재하기 위해 지난주 거제에서 만난 대형 조선사 관계자들은 우후죽순으로 조성되는 신규 조선소들을 우려했다.
S조선소의 분석에 따르면 2015년 이후 세계 선박 발주 전체 물량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업체가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 초대형 컨테이너선,LNG선,해양설비,초대형유조선(VLCC) 등은 늘거나 정체를 보일 전망이다. 결국 신설사들이 경쟁적으로 건조할 중소형 선박이 2015년 이전부터 줄어들 수밖에 없다.
더구나 중국의 무서운 추격을 보면 걱정이 더 커진다. 중국은 2012년까지 초대형유조선을 건조할 수 있는 도크를 23개로 늘릴 계획이다. 이들 도크에선 초기에 중형 선박들이 대거 건조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남해안에 경쟁적으로 착공하는 조선소가 그때 완공된다.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벌써부터 인력난과 원자재난이 벌어질 조짐이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만난 신설사 관계자들과 그들의 조선소 건설을 부추기는 지자체들의 전망은 장밋빛 일색이다. 남해에서 조선소 건설을 추진 중인 B사 임원은 "앞으로 조선업 시황은 20~30년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라남도 관계자도 "중소형 선박도 중국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는 낙관론을 폈다.
상경길에 현대중공업의 '해봤어?' 시리즈 광고가 떠올랐다.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생전에 직원들에게 자주 했다는 말이다. 그런 도전과 용기로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
'해봤어?'는 어쩌면 30여년 전에나 통할 수 있었던 말일지 모른다. 지금은 치밀한 준비와 계산 없이 잘 된다고 너도나도 뛰어들 일이 아니다. 조선업 호황도 5년 이상 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조선업에 미래를 걸었다는 기업들이 치밀한 준비로 훗날 지금의 우려가 기우였다고 말할 수 있기를 빌어 본다.
류시훈 기획취재부 기자 bada@hankyung.com
경쟁적인 중소 조선소 신설로 인한 설비 과잉 여부를 취재하기 위해 지난주 거제에서 만난 대형 조선사 관계자들은 우후죽순으로 조성되는 신규 조선소들을 우려했다.
S조선소의 분석에 따르면 2015년 이후 세계 선박 발주 전체 물량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업체가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 초대형 컨테이너선,LNG선,해양설비,초대형유조선(VLCC) 등은 늘거나 정체를 보일 전망이다. 결국 신설사들이 경쟁적으로 건조할 중소형 선박이 2015년 이전부터 줄어들 수밖에 없다.
더구나 중국의 무서운 추격을 보면 걱정이 더 커진다. 중국은 2012년까지 초대형유조선을 건조할 수 있는 도크를 23개로 늘릴 계획이다. 이들 도크에선 초기에 중형 선박들이 대거 건조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남해안에 경쟁적으로 착공하는 조선소가 그때 완공된다.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벌써부터 인력난과 원자재난이 벌어질 조짐이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만난 신설사 관계자들과 그들의 조선소 건설을 부추기는 지자체들의 전망은 장밋빛 일색이다. 남해에서 조선소 건설을 추진 중인 B사 임원은 "앞으로 조선업 시황은 20~30년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라남도 관계자도 "중소형 선박도 중국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는 낙관론을 폈다.
상경길에 현대중공업의 '해봤어?' 시리즈 광고가 떠올랐다.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생전에 직원들에게 자주 했다는 말이다. 그런 도전과 용기로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
'해봤어?'는 어쩌면 30여년 전에나 통할 수 있었던 말일지 모른다. 지금은 치밀한 준비와 계산 없이 잘 된다고 너도나도 뛰어들 일이 아니다. 조선업 호황도 5년 이상 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조선업에 미래를 걸었다는 기업들이 치밀한 준비로 훗날 지금의 우려가 기우였다고 말할 수 있기를 빌어 본다.
류시훈 기획취재부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