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재래시장 상인 등 영세 자영업자에 대한 카드 수수료 인하를 강하게 주문했다.

노 대통령은 27일 충북도청에서 열린 '재래시장 정책성과 보고회'에 참석,재래시장 상인들로부터 '재래시장 카드 수수료 인하'를 건의받고 배석했던 김석동 재정경제부 1차관에게 "해결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KT 남중수 사장에게는 "통신요금으로 부과하면 되지 않느냐. KT가 나서서 해결하는 방안도 검토해보라"고 말하는 등 발상의 전환을 강조,영세 자영업자들에 대한 수수료 인하에 강력한 의지를 내보였다.

노 대통령은 재래시장 상인들의 카드수수료 인하 요구에 대해 "원가 개념이 중요한데 정부도 원가계산을 잘 해보고,아니면 카드사에 하지말고 재래시장만은 통신사에 맡겨보라"며 "KT가 법이 금지해놓은 것이지 신용이 없어서 못하는 것 아니니까,통신요금에 부과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그런 특별한 조치는 금융전문가 사고방식으로는 풀지 못하고 정치하는 사고방식으로 풀어야 한다"며 "사장님들 모시고 금감위 재경부 대통령까지 모여 이 문제를 풀어 보자"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기업경영의 논리가 있기 때문에 대통령이라도 별 수 없다"며 "어차피 허가내서 하는 것이니 우리 사회의 공정경쟁 자유경쟁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 조건하에서 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김 차관이 "대통령 말씀대로 최종 방침을 결정하기 전에 회의를 거치고,다른 나라 사례도 살피고 있다"고 말하자 노 대통령은 "다른 나라 때려치우고 한국식으로 하자"고 재촉했다.

노 대통령은 "왜 힘없는 사람한테 유리한 것은 대한민국이 하면 안되나"라고 반문하고 "김 차관이 배짱있는 사람이니까,그런 방향으로 풀어주세요"라고 강하게 지시했다.

한편 금융감독당국은 다음 달 13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금융연구원 주최로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공청회를 연다고 이날 밝혔다.

금융연구원은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의 원가산정 표준안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카드업계와 가맹점 업종 대표,소비자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오는 7월20일 최종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현재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은 1.5~4.5%다. 그러나 업종별로는 차이가 커,대형마트 종합병원 골프장은 1.5~2.0% 수준인 데 반해 부동산중개업 미용실 숙박업 주방용품 등의 영세업종은 3.0~4.5%나 된다.

이심기/장진모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