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인 미국을 바라보는 세계인들의 시선이 곱지 않고,'슈퍼 파워'로 부상한 중국에 대한 세계 각국의 경계론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여론조사기관인 '퓨 리서치 센터'가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전 세계 47개국 4만5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미국의 대외 이미지가 크게 손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세계인들은 중국의 군사·경제력 확대를 우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 대한 호감도는 지난 5년간 33개국 가운데 무려 26개국에서 추락했다.

특히 전통적인 미국의 동맹국인 서유럽 나라들에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졌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5년간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62%에서 39%로,독일에서는 60%에서 30%로 떨어졌다.

맹방인 영국인들의 미국 호감도도 75%에서 51%로 떨어지는 등 부정적인 감정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슬람 국가들의 경우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매우 낮았다.

터키에서는 9%만이 미국에 대해 우호적인 시각을 갖고 있어 조사 대상국 중 선호도가 가장 낮았다.

미국은 자국인 미국과 아프리카 몇몇 국가들에서만 인기가 높았다.

중국은 미국에 비해 여전히 높은 인기를 얻고 있지만 '중국 경계론'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47개국 중 27개국에서는 중국을 우호적으로 바라봤지만 10개국에서는 중국에 대한 호감도가 떨어졌다.

특히 한국과 일본 등 주변국들은 중국의 부상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경우 2002년 55%였던 중국 호감도가 올해 25%로 급락했으며 한국 역시 66%에서 52%로 떨어졌다.

한때 미국과 함께 양극 체제의 한 축이었던 러시아에 대해서는 47개국 가운데 14개국에서 우호적인 시각을 보였다.

세계인들은 또 핵 확산,에이즈보다 지구 온난화와 환경 문제를 세계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도 떨어졌지만 현 세계 질서에 도전하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 역시 세계인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최고지도자인 오사마 빈 라덴은 팔레스타인에서만 유일하게 인기가 있었다.

이번 여론조사 프로젝트의 공동 의장을 맡은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은 "이번 조사 결과는 니힐리즘(허무주의)의 정서를 보여준다"며 "정말 우려되는 것은 강대국에 대한 신뢰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