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주요 기업과 금융회사의 인수·합병(M&A) 과정에서 경영권을 인수해 직접 경영에 참가할 수 있도록 지난해 이미 내부 방침을 세워놨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국민연금이 수익성 제고 차원에서 이미 오래 전부터 은행이나 기업의 인수를 준비해왔다는 증거로,최근 우리금융지주 외환은행 등을 인수하려는 움직임과 맞물려 주목된다.

2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영위원회는 지난해 5월29일 당시 유시민 복지부 장관(위원장) 주재로 열린 제2차 회의에서 연금기금의 기업 경영권 인수를 가능토록 하는 '주요기업 M&A 투자방안'을 심의,의결했다.

방안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주요 기업의 M&A과정에서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하되,전략적 투자자(SI)를 입찰 전 선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산업별 기업별 위험도 등을 고려해 건별 투자한도를 사전에 설정키로 결정했다.

재무적 투자자는 단순히 투자 차익을 노리지만 전략적 투자자는 경영권 행사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박민수 복지부 연금재정팀장은 "전략적 투자자를 입찰 전에 선정한다는 의미는 확실한 전략적 투자자가 있으면 연금은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하지만,적정한 전략적 투자자가 없거나 국민연금이 기금운용 측면에서 직접 경영하는 게 낫다고 판단되면 직접 전략적 투자자로 나설 수 있다는 의미를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박 팀장은 또 "지난해 외환은행 인수전 때 연금은 하나은행과 컨소시엄 형태로 참가했지만,당시는 연금과 이해가 맞는 하나은행이라는 확실한 전략적 투자자가 있어 단순한 재무적 투자자로 나섰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수진 기자 notwo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