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에는 국내 주식형펀드의 진가가 유감없이 발휘됐다.

연초 이후 지난 27일까지 수익률이 무려 24.98%나 된다.

주식형펀드는 지난해 상반기 -7.79%의 수익률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 기간에 코스피지수가 8.9%나 하락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정반대였다.

상반기 코스피지수는 15주 연속 오르는 등 사상 유례 없는 초강세를 보였다.

코스피지수는 연초 1435.26에서 지난 19일에는 1813.84로 26.4%나 올랐다.

최근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으로 1700대로 내려갔지만 지수 상승폭은 여전히 높다.

주식형펀드의 수익률 24.98%는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 20.81%에 비해 4.17%포인트 초과한 것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 독주

국내 주식형펀드들은 대형주 가치주 중소형주 펀드가 골고루 강세를 보였다.

이들 주식형펀드의 수익률은 해외 주식형펀드는 물론이고 채권형과 혼합형 펀드를 압도했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낸 펀드는 '미래에셋3억만들기중소형주식1'로 40.44%나 된다.

대표적 가치주펀드인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1'도 39.27%의 수익률로 2위에 올랐다.

삼성투신운용은 '삼성당신을위한리서치주식종류형펀드' 2종과 '삼성배당주장기주식1' 등 3개 주식형펀드를 각각 3,4,6위에 올려놓는 성과를 냈다.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 상위 20개 펀드는 수익률이 31%를 넘었다.

코스피200,KRX100 등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도 비교적 양호한 성적을 냈다.

이 기간에 인덱스펀드는 평균 18.1% 올랐는데 이는 코스피200지수 상승률 18.8%에 비해 0.7%포인트 낮은 것이다.

인덱스펀드 중에서는 KRX100지수를 추종하는 '미래에셋맵스노블레스KRX100인덱스파생상품1C-A'가 25.83%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어 'Tops펀더멘탈인덱스주식1-C1''우리KRX100인덱스주식1A''미래에셋맵스e-오션코스피200인덱스파생상품1''유리인덱스200주식파생상품B''교보파워인덱스파생상품1-B' 등이 21%대의 높은 수익을 냈다.

◆자금은 해외주식형에 몰려

수익률은 국내 주식형펀드가 탁월했지만 정작 자금은 해외 주식형펀드로 몰렸다.

국내 주식형펀드는 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오히려 과열을 우려한 투자자들의 환매 공세에 시달렸다.

반면 해외 주식형펀드는 비과세 혜택이 부각되면서 시중자금의 블랙홀 역할을 했다.

국내 주식형펀드 설정 규모는 올 초 40조570억원에서 지난 26일 현재 38조8666억원으로 2.9% 감소했다.

특히 주식형펀드는 연초 이후 꾸준히 증가했지만 4월 들어 주가지수가 1500에 육박하면서 본격적인 환매 공세에 시달렸다.

반면 이 기간에 해외 주식형펀드는 6조4323억원에서 23조5325억원으로 265%나 급증했다.

이에 따라 전체 주식형펀드 설정 잔액은 62조39991억원으로 60조원을 돌파했다.

강규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펀드의 경우 지난 4,5월에 각각 4조원대가 증가하는 등 꾸준히 늘고 있고 주식형펀드 역시 자금이 최근 늘고 있다"며 "올해 말에는 국내 주식형펀드 42조∼45조원,해외 주식형펀드 30조원으로 주식형펀드 규모만 7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채권형펀드와 혼합형펀드는 자금이 꾸준히 빠지고 있다.

저조한 수익률로 인해 개인은 물론 기관들의 환매도 잇따랐기 때문이다.

국내 혼합형펀드의 경우 올해 초 48조100억원에서 42조6290억원으로 11.2% 줄었다.

채권형펀드 역시 49조4160억원에서 46조7420억원으로 5.4% 감소했다.

◆테마·대안펀드 인기

올 상반기에는 소비재 명품기업 물 환경 대체에너지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각종 테마형펀드나 부동산 인프라 등에 투자하는 특별자산펀드 등이 큰 인기를 끌었다.

이들은 틈새상품으로 출시됐지만 정통 주식형펀드를 능가하는 자금을 끌어모아 단숨에 주력 펀드로 부상했다.

'맥쿼리IMM글로벌인프라재간접클래스A' 등 3개 인프라펀드에만 올해 2조원이 넘는 자금이 유입됐다.

아시아지역의 소비재기업에 투자하는 '미래에셋솔로몬아시아퍼시픽컨슈머주식1'펀드도 설정액이 6770억원에 달한다.

삼성투신운용이 내놓은 '삼성글로벌워터주식종류형자1-A 펀드'는 설정 2개월여 만에 6279억원을 끌어모았다.

이후 10여개의 물 관련 펀드가 쏟아져 나왔다.

샤넬 에르메스 루이비통 구찌 등 명품기업에 투자하는 럭셔리펀드도 인기다.

비슷한 종류의 럭셔리펀드가 올해만 10개가 나왔다.

설정금액은 3500억원 정도다.

이들 펀드 중 설정 기간이 6개월 이상인 '한국월드와이드럭셔리종류형주식P-1'은 수익률이 7.98%로 해외펀드 평균수익률에 조금 모자란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